일기장·메모 분석, 동료·학부모 68명 조사
"업무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 등 복합"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이 학부모 '갑질'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 /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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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학부모 갑질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업무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결론 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이초 교사 A씨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수사한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 입건 전 조사(내사)를 종결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 7월 서이초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다. 이후 일부 학부모들이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A씨의 개인 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을 하는 등 A씨를 괴롭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필 사건은 지난 7월 12일 A씨가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은 일이다.
경찰은 20명 규모의 수사팀을 구성해 A씨의 일기장과 메모, 진료내역, 통화내역, 태블릿 PC, 업무용 PC 등을 분석했다. 유족과 동료 교사, 친구 등 지인, 학부모 등 68명을 상대로 조사도 진행했으나 학부모에게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에서 사망 동기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 폭행, 협박, 강요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했지만, 그와 같은 정황이나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사망 배경은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결론 내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심리부검 결과에서도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A씨가 반 아이들 지도 문제, 학생들 간 발생한 사건 관련 학부모 중재, 학교 관련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 등으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의 심리부검 결과를 경찰에 전달했다.
교사 모임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가 9월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고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를 열고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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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연필 사건 학부모들이 고인에게 과도한 연락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야간에 보낸 문자 1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악성 댓글에 따른 학부모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이어갈 방침이다. 연필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학부모는 지난 9월 누리꾼 20여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댓글 작성 사이트 압수영장을 집행해 댓글 40건 중 13명의 신원을 특정했다"며 "각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 이송하고 인적사항이 불특정된 25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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