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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서이초 사건` 갑질 정황 없었다…경찰, 넉달 만에 수사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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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14일 서이초 사건 수사 종결 브리핑

"학부모 폭행·폭언 등 '갑질' 관련 범죄 혐의점 발견 안돼"

"숨진 교사, 지속적 업무 스트레스 등 시달려와"

"연필 사건 '명예훼손' 수사는 계속"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교권 침해’의 대명사가 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4개월 만에 종결됐다. 경찰은 수사 결과 의혹이 제기됐던 학부모들의 갑질이나 폭언 등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었고, 입건자 없이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심리 부검 결과와 경찰의 수사를 종합하면 해당 교사가 지속적인 업무 관련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다만 ‘연필 사건’ 등 학부모 명예훼손 등에 대한 추가 수사는 이어갈 예정이다.

이데일리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지속적 업무 스트레스…협박·강요 등 정황은 없어”

서울 서초경찰서는 14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송원영 서초경찰서장은 “고인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각종 통화 내역과 아이패드, 업무용 PC와 메모 등을 분석했고 임용 첫해였던 지난 2022년의 기록 역시 수사 대상으로 삼아 폭넓은 수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으며,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18일 학교 내에서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 직후 송원영 서초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해 2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조사를 이어왔다. 현장감식 등 결과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은 경부 압박 질식사로 추정되며, 교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어 극단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판단됐다.

경찰은 고인이 남긴 자료뿐만 아니라 유족과 동료 교사, 지인과 친구, 관련 학부모들 등 총 68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경찰 조사 결과의 검증을 위해 법의학자와 의사·변호사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변사 사건 심의위원회’를 열었고, 검찰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결론을 종합했을 때 경찰은 학부모로부터 직접적인 폭언과 폭행 등의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범죄 혐의점이 없는 만큼 이번 사건은 이날 중 입건자가 없이 종결될 예정이다. 송 서장은 “2022년 서이초에 부임 이후 고인은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올해 들어 학급 아이 지도 문제, 학부모 문제 등이 불거졌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처럼 학부모의 폭행이나 협박, 강요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수사 내용을 유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범죄 혐의점 없이 종결…‘연필 사건’ 명예훼손 수사는 계속

아울러 ‘연필 사건’ 등 의혹이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필 사건’은 A씨의 담당 학급에서 있었던 일로, 한 학생이 다른 학생과 다툼을 하다가 연필로 이마를 그었다는 내용이다. 이후 A씨가 관련 학부모들과 통화를 하는 등 민원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송 서장은 “연필 사건과 관련, A씨는 학부모 2명과 통화한 적이 있지만,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폭언과 폭행 등의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숨진 A씨가 개인 휴대전화로도 지속적인 연락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특별한 ‘갑질’ 혐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업무 외 야간 시간에 학부모로부터 문자 1건을 받은 적이 있고, 학내 업무전화를 개인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해 ‘학부모가 개인 핸드폰으로 연락했다’는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송 서장은 “휴대폰 내용 포렌식 등은 물론,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 중재 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교사에 대한 참고인 조사, 고인이 생전 친하게 지냈던 동료 교사들과의 단체 대화방 내역 조사 등을 진행한 결과 관련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연필 사건의 학부모이 온라인 덧글 일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송 서장은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의 고소인 조사는 마쳤고, 40건의 덧글에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해당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 압수영장을 집행해 이중 13건의 신원을 파악했다. 3건은 서초서 관할지 내이며, 나머지 10건은 관할 지역 서에 이송할 예정이다. 송 서장은 “나머지 인적사항이 불특정된 25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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