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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스프] 당신의 피부에 또렷한 감각을 남기는 영화, '플라워 킬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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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칼럼] (글: 홍수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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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극장가에서 사랑받는 〈플라워 킬링 문〉은 개봉 이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이다. 미국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만남이니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연대기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택시 드라이버〉(1989), 〈아이리시맨〉(2019) 등 작품을 통해 미국의 뿌리를 들춰 보곤 했다. 그 안에는 늘 누군가의 피가 흥건하다. 낭자한 선혈은 어디에서 흘러나와 어디로 흘러가는가. 그것을 지켜보는 일이 마틴 스코세이지의 관심사다. 게다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등장이라니. 〈갱스 오브 뉴욕〉(2003)부터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4)까지 디카프리오와 마틴 스코세이지는 함께 짜릿한 케미스트리를 터뜨리곤 했다.

〈플라워 킬링 문〉은 100년 전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어지는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 읽어주길 바란다.

1920년 오클라호마. 이곳에 석유가 시추되며 원주민 '오세이지족' 사람들은 엄청난 부를 획득한다. 하지만 기쁨과 슬픔은 손잡고 온다 했던가. 오세이지족은 부를 노리는 백인들의 표적이 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줄줄이 죽어 나간다. 그들이 남긴 재산은 오세이지족과 결혼한 백인들이 상속받는다. 부의 수상한 이동. 실화인 '오세이지족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오세이지족 여인 몰리(릴리 글래드스톤)와 결혼하기 위해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을에 온다. 그는 삼촌 윌리엄(로버트 드 니로)의 지시를 받아 이곳에 적응하는 동시에, 몰리와의 가정을 지키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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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워 킬링 문〉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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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 대해 다시 떠올려 보자. 그녀의 상황과 감정을. 하나둘 가족들이 죽어 나간다.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뻔뻔한 작자들은 흑심을 감추지 않는다. 오랫동안 살았던 땅에서 행운처럼 길어올린 것들이 칼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주변에 남은 사람이 없다. 다음은 나인가. 몸도 마음도 병들어 간다.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래도 그녀는 남편에게 의지한다. 그녀는 가까스로 일상과 정신을 붙들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중요한 행사에서 우연히 좌중을 둘러본 몰리는, 그녀의 곁에 백인들밖에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이 순간의 연출은 너무 훌륭해서 소름이 돋는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들을 하나하나 비추는 카메라.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거기에는 몰리와 닮은 사람이 없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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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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