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의 경제 활동 왜 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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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에서 87년생 세대를 대표하는 85년생 이영미 씨, 그리고 1988년에서 92년생 세대를 대표하는 90년생 김민지 씨가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30대 여성으로 대표되는 영미 씨와 민지 씨, 이 두 세대가 경제활동 참가 면에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이들이 똑같이 30~34세였을 때의 경제 활동 참가율을 살펴봤더니 85년생 영미 씨 세대(66.2%)보다 90년생 민지 씨 세대(75.0%)가 8.8%p 더 높았습니다.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로 좁혀 봐도, 영미 씨 세대(48.9%)보다는 더 젊은 민지 씨 세대(54.9%)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즉, 민지 씨 세대에서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더 활발해졌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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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른 요인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85년생 영미 씨 세대에서 자녀가 있는 여성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확률은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36.4%p 낮았지만, 90년생 민지 씨 그룹에서는 두 집단의 격차가 28.2%p로 좁혀졌습니다. 일-가정 양립 정책의 도입, 남성 육아 참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 활동 여건이 과거보다 개선됐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민지 씨 세대에서 간과해선 안 될 특징이 있었습니다.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은 영미 씨 세대(46.9%)보다 민지 씨 세대(32.3%)에서 15%p 가량 낮아져, 젊은 여성일수록 자녀를 갖지 않거나 자녀를 갖는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하면 90년생 민지 씨 세대에서는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진 반면,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민지 씨 세대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영미 씨 세대보다 8.8%p 상승한 데에는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 감소(5.3%p)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자녀를 갖지 않거나 자녀를 갖는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증가한 것이 30대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린 1차 요인이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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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연령 그래프 상에서 ‘M자 곡선’ 형태를 띠게 됩니다. 여성들이 노동 시장에 처음 진입하면서 경제 활동 참가율이 쭉 올라갔다가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하락하고, 이후 다시 노동 시장에 뛰어들어 소폭 상승했다가 은퇴하면서 다시 하락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그런데 90년생 민지 씨 세대의 등장으로 M자 곡선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먼저 M자의 첫 고점이 높아졌습니다. 앞서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최근 5년 동안 66.2%에서 75.0%로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일을 그만둘지 고민하는 시기를 뜻하는 ‘M자 저점’ 도달 연령은 2012년에는 34세, 2017년 36세, 그리고 지난해 38세로 점점 늦어졌습니다. 자신의 경제적 안정이나 직업적인 성취, 개인적인 자유를 우선시하는 가치관이나 경향이 민지 씨 세대에서 이전 세대보다 더 두드러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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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경우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세 둔화, 연금 재정 및 정부 재정 악화 등의 심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국개발연구원 김지연 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출산 육아기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과 출산율이 함께 상승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보육시설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30대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와 저출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입니다. 여성들이 출산과 경제 활동을 모두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 말미에 김 위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가족 형성 시기를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던진 제언을 모두가 귀담아들어야 하겠습니다.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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