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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당근 칼을 아세요”...흉기 모양 장난감 유행에 부모들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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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 놀이문화로 변질될 우려”

대구시교육청, 초·중학교에 주의 공문 보내

조선일보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당근 칼' 관련 영상.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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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생, 중학생 사이에서 칼이나 총 모양을 닮은 장난감이 유행하고 있어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 중 하나는 ‘당근 칼’이다. 잭나이프처럼 칼날처럼 생긴 부분을 칼집에 넣었다가 뺄 수 있게 만든 접이식 장난감 칼로 모양이 당근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10일 기자가 유튜브에서 ‘당근 칼’을 검색하자 ‘당근 칼’ 판매 스폰서 사이트가 30개 이상 나왔다. 그 아래로 칼날을 멋있게 빼는 방법 등 다양한 소개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었고, 조회 수가 10만회를 넘긴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일부 동영상에는 ‘요즘 학교에서 이거 할 줄 모르면 아웃이래요’라는 자막도 붙어 있었다.

‘당근 칼’에 이어 ‘당근 총’까지 덩달아 유행하고 있다. 권총 모양의 플라스틱 장난감인데 방아쇠를 당기면 피스톤이 움직여 실제 총알이 발사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런 장난감으로 아이들의 놀이 문화가 폭력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두 아들을 둔 최민석(41)씨는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다’며 당근 칼과 당근 총을 사달라고 해서 사줬는데, 동생이 당근 칼로 형을 찌르는 장난을 하기에 다 버리고 다시는 가지고 놀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탓에 당근 칼 제품은 14세 이상 사용가능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간 중고거래 사이트, 무인 문구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연령제한은 무의미한 상황이다.

이날 대구 지역의 개인 간 중고거래 앱에 ‘당근 칼’을 검색하자 1000원에서 3500원 사이 금액에 팔겠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선일보

개인간 중고거래 앱에 올라와 있는 '당근 칼'. /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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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우려를 반영해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체(370곳)에 ‘장난감 당근 칼 구매 및 소지 방지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학생들이 당근 칼을 가지고 등교해 위협적인 놀이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자칫 생명 경시 사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부모들의 관심과 지도를 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놀이문화가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구지역 전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주의를 당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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