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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초역세권'인데, 28%가 계약 포기…9월부터 분위기 바뀐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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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9월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를 찾은 관광객들이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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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도 청약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청약자가 모집가구수보다 많았는데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아 미분양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공급하는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가 오는 15일 미계약 2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지하철 6호선 보문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19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다. 지난 9월 말 분양 때만 해도 평균 7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하지만 막상 계약을 앞두고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전체 일반분양 물량 87가구의 약 28%에 달하는 24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미계약 원인으론 비싼 분양가가 꼽힌다. 일반분양 전용 76㎡의 최고 분양가가 11억1500만원이었다. 인근 7년차 아파트인 보문파크뷰자이의 전용 84㎡가 최근 10억9000만원에, 72㎡는 9억7000만원대에 거래됐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신축이어도 주변 비슷한 평형대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보니 계약률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높은 경쟁률로 1순위가 마감됐지만 계약 포기가 잇따랐다. 호반써밋 개봉은 전체 공급물량의 38%가량인 72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다.

정부가 지난 9월 말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축소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청약 경쟁률도 주춤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당초 기대와 달리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문3구역을 재개발하는 4321가구 규모의 대단지였지만 일부 타입이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이곳 역시 고분양가 지적이 나왔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최고 분양가가 14억4027만원이었다. 바로 옆 단지인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올해 4월 같은 평형이 최고 9억7600만원에 분양된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반년 새 4억 넘게 오른 것이다.

최근 분양에 나섰던 경기 김포시 고촌읍 ‘고촌 센트럴 자이’도 청약 경쟁률이 1.9대 1에 그쳤고, 서울 도봉구 ‘도봉 금호어울림파크’도 일부 타입에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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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최대를 기록했다. 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022건 중 전세 거래는 8707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5월 전세 비중이 67.2%를 기록한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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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업계는 앞으로 확실히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곳에만 청약이 쏠리는 식의 청약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이자를 감당하고 청약에 나서는 만큼 주변 시세보다 값싸게 나온 분양 단지에는 수요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외면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분양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은 특별·일반공급 합쳐 무려 14만3014명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이중 1순위 청약에만 13만3042명이 접수해 올해 전국 최다 신청 사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억~4억 쌌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 교수는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금리까지 올라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게 매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전같으면 입지 등 호재가 있으면 고분양가도 감수했지만 지금은 경제 상황 등 여러 변수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은 물론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로 청약 차별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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