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경기서 정치 생활해 보니 서울 편입 논의 가치 있어”

김영환 충북지사가 9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메가시티 관련 의견을 말하고 있다. 이삭 기자.

경기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려는 논의에 대해 김영환 충북지사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9일 기자들과 만나 “경기 고양에서 국회의원을 하는 등 경기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해본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서울 메가시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일부지역은 베드타운으로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를 포함한 경기도 지역이 서울로 편입되는 것에 대해서는 수도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다른 지역에서 왈가불가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또 “경기도 인구분산이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경기도 인구가 중부권과 영호남에 차례대로 분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하루 전인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반대의견을 올린 바 있다. 그는 “메가시티 서울은 본질에서 크게 벗어난 현실 인식”이라며 “수도권 인구 2600만 가운데 600만명을 지방에 분산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루 만에 자신의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그는 또 메가시티 서울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 등 충청권 타 지자체장을 만나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도록 설득하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 지사는 김태흠 충남지사 등과 13일 세종 지방자치회관에서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충북지역 시민단체는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서무처장은 “수도관 과밀화로 충북을 비롯한 타 지자체가 소외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와중에 김 지사는 아직도 경기도에서 국회의원을 했을 때의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 여당의 문제라도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적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지역민의 의견을 대변하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의견을 대변하는 단체장은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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