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감축안 입장차 못 좁혀
퇴근시간대 혼잡 불가피
파업참여자 무노동무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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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 지하철 요금 인상 이후 불과 1개월 만이자 2년 연속 파업이다. 이 때문에 퇴근시간 무렵을 중심으로 지하철 운행 차질로 인한 혼잡이 우려된다. 특히 인력감축 문제에 대해 노사간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어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2차 파업까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구성된 공사 연합교섭단은 지난 8일 오후 9시 10분께 사측과의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재개했으나 약 2분 만에 정회했다. 이후 실무교섭만을 진행하다가 본교섭은 속개하지도 못한채 협상이 끝났다. 노조 측은 "사측의 일부 변화된 제안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공사는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또 정년퇴직 인력조차 채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노사 양측의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이다. 사측은 기존 입장을 선회해 올해 383명을 감축하고 안전 업무를 외주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도 사측에 노조의 의견을 제안했지만 사측이 그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파업이 경고성 파업인 만큼 노조는 10일 야간부터는 다시 정상운행에 나선다. 노조가 이번에 이틀 간의 시한부 파업에 돌입하는 배경은 여론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해 11월30일에도 경영혁신안을 받아들일 지를 놓고 파업을 벌였으나 강한 비판에 하루 만에 파업을 철회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달 16일에 수학능력시험이 있다. 특별수송 기간이니 시민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며 "수능 이후까지 사측이 변화가 없다면 2차 전면 파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이번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공사의 경영 효율화와 연합교섭단의 현장 인력 충원으로, 공사는 마지막까지 노조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려 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와 체결한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출근 시간대(오전 7~9시)는 100% 운행률을 유지하고, 출근시간이 지난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사측은 필수유지업무 및 대체 인력 등을 통해 평일 기준 현원 대비 83%의 인력을 확보했다. 퇴근 시간대(오후 6~8시)의 경우 운행률 저하로 인한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비상대기 열차 7대를 대기시키고, 혼잡도가 높은 2호선의 경우 임시열차 5편성(내선 3대, 외선 2대)을 추가 투입한다. 출근시간대를 제외한 평일 운행률은 1~4호선 평균 65.7%, 5~8호선 평균 79.8%다.
특히 공사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파업참여자는 전원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하고, 공사 손실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불법파업 시 업무방해 등에 대비해 경찰 인력을 투입하고, 불법파업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도 고려하기로 했다.
공사는 파업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연합교섭단과 지속적인 대화도 요청할 예정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공사가 겪고 있는 고질적인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의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일방적인 결렬선언으로 파업은 불가피했다"면서 ""노조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상을 잘 마무리해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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