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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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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 유찰, 유찰···올해 보험사 M&A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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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매각 시계 3일 기점 '원점으로'

KDB생명도 완주 실패···첫발 못뗀 MG손보

팔 사람 살 사람 있지만···'몸값' 동상이몽 탓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보험사들의 인수 본입찰이 모두 백지화됐다. 이들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다시 매물로 돌아오자, 보험사와 잠재 원매자들(사려는 사람)간의 몸값 동상이몽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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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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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IB) 및 보험업계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ABL생명과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해온 국내 PEF 운용사는 대금 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일까지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사실상 인수가 무산된 것이다. 앞서 양측이 한달 여간 테이블에 앉아 협상한 인수가는 3000억원 가량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ABL생명이 BNK금융지주 측에 먼저 인수 검토를 제안하는 등 이번 인수건에 대한 의지가 꽤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ABL생명 매각 절차에 정통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ABL생명이 BNK금융 측에 먼저 인수 관련한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컨소시엄 형태로 운용사와 함께 인수에 참여하려고 했던 BNK금융이 검토 과정에서 빠지면서 인수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B생명 매각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그룹이 매각 작업에 최종적으로 손을 떼면서 유찰 처리됐다.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고 있는 MG손해보험 매각은 지난달 5일까지 단 한 곳의 사모펀드 운용사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국가계약법상 원매자가 한 곳이면 해당 입찰은 불성립된다. MG손보의 매각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잇따른 매각 실패 소식에 모처럼 활력을 얻은 보험업계 M&A 시장도 쉬어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보험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금융사나 사모펀드들은 분명 있지만, 정작 매물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엔 KDB생명·ABL생명·MG손보뿐 아니라 롯데손해보험도 매물로 나와 있다. 또 동양생명도 잠재 매물로 꾸준히 언급된다.

팔 사람도 있고 사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물건이 잘 팔리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몸값 신중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 만큼, 보험사는 물론 잠재 원매자들도 어느 때보다 매각가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KDB생명·ABL생명·MG손보 모두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이후에야 재매각 추진이 다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보험사의 실질 체력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는 점, 잠재적 인수자로 꼽히는 곳들이 내년 경영 계획을 짜고 있는 시기라는 점 등을 감안한 평가다.

MG손보가 재매각 개시 시점을 연기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예보는 당초 10월말에서 11월 초께로 매각 절차에 다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계약 공고 일정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로 미뤘다.

실제 올 3분기 실적은 금융당국이 IFRS17 실시로 촉발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되는 때다. 또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하는 하나금융·신한금융, 지주사로 도약을 꿈꾸는 교보생명 등 잠재 원매자들이 모두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보험사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보험사들의 몸값이 재조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추가적인 증자 부담도 있어 이를 고려한 협상이 다시 이뤄질 것 같다. 해당 시기를 포함하면 매각 완주까지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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