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혁조처 더 필요' 조건부 권고…협상 여부, 내달 최종 결정
실제 합류까진 수년 걸려…크로아티아, 가입 신청부터 승인까지 10년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맞이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브뤼셀·이스탄불=연합뉴스) 정빛나 김동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유럽연합(EU)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공식 가입 협상 개시 여부가 내달 최종 결정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채택한 '2023년 EU 확장 패키지' 보고서에서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우크라이나의 가입 협상을 개시하라고 권고했다.
집행위는 작년 6월 우크라이나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당시 제시한 총 일곱 가지 사전 개혁 요건 가운데 네 개 분야에 대한 개혁이 완료됐다고 권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부패 척결을 포함한 나머지 세 가지 분야에 대한 개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첫 번째 공식 가입 협상이 개시되기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조건부 권고인 셈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집행위가 가입 협상 개시를 이사회에 권고했으니, 내달 중순 열리는 EU 이사회(정상회의)에서 (개시 여부에 관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내달 EU 이사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가입협상 준비 작업이 즉각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역사가 옳은 걸음을 내디뎠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정례 연설을 통해 "EU 집행위가 우크라이나의 회원 가입 협상을 시작하라고 권고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12월 EU 이사회의 정치적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하는 EU 집행위원장 |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언제나 유럽 공동체 가족의 일원이었으며, 우리나라는 EU에 속해야만 한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유럽의 가치를 지켜왔으며, 전면적인 전쟁 속에서도 약속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권고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전쟁 상황과 EU 가입 절차 등과 관련해 논의한 바 있다.
이날 집행위 권고는 작년 2월부터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선 서방 통합 길목의 중대한 분기점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EU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항해 유럽 대륙에서 EU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가입 협상이 정식으로 개시되더라도 실제 회원국 합류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어 상징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일부 있다.
가령 가장 마지막으로 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의 경우에도 가입 신청에서 2013년 최종 승인까지 10년이 걸렸다.
한편, 집행위는 이날 우크라이나 외에 몰도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대해서도 개혁 조처가 완료된다는 조건 하에 가입 협상 개시를 권고했다.
아울러 조지아에 대해서는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shine@yna.co.kr,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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