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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증권가 "공매도 금지, 효과는 있지만 주가 오르려면 펀더멘털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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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효과에 전날 급등했던 주식시장이 하루만에 되밀리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오랜 고금리로 증시체력이 약해진 상황이라 공매도 금지만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도 줄어든 터라 매수세가 부족하다. 공매도발 주가급락은 없지만 횡보장세를 염두에 둔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틀 간 매수·매도 사이드카 모두 발동…변동성 증가

머니투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7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2.33%, 1.80% 하락했다. 전날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5.66%, 7.34% 상승한 바 있다. 이날 장중 코스닥 지수가 3%대 내리면서 한국거래소가 오전 11시48분부터 5분간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닥150 선물(12월물)이 6%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 150지수가 3%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한다. 전날에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7115억원 매수했는데, 이날은 1015억원 매도했다(오후 3시37분 기준). 전날 공매도 숏커버링(환매수)이 들어왔고, 이날 매도세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시장을 둘러싼 자금 환경을 고려할 때 공매도 금지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본다. 공매도 금지가 일정 효과를 거뒀던 2020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증시예탁금이 줄어드는, '물이 빠져나가는 장'이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 간 전 종목에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이후 공매도 금지 조치를 두 차례 연장했고, 2021년 5월3일부터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공매도를 허용하도록 점차 완화했다. 시행 첫 날 당시 1700대였던 코스피 지수는 공매도 제도 완화 전 3000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구조적으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채권 금리가 매우 낮아 주식시장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 3월16일 당시 0.740%였다. 이후 차츰 올라 2021년 5월3일에는 1.599% 수준이었다.

당시 채권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공매도가 금지되자 국내 증시 예탁금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3월16일 36조7189억원 수준이던 투자자예탁금은 꾸준히 증가했고, 2021년 5월3일 77조9018억원에 달했다.


이어지는 고금리…"시중 자금 채권과 예금으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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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환경이 다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매력은 줄고 이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 추세에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4.647%로 마감했다. 최근 5%대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진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채권 금리가 지속 중이다. 지난 7월 58조원대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시장 금리 상승세와 함께 차츰 줄어 전날 47조4298억원을 기록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지금은 채권금리가 너무 높아 시중자금을 은행예금과 채권시장이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매도 금지 효과가 2020~2021년과 달리 단발성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급이 증시 상승을 받쳐주기 어려운 데다, 전날부터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등 증시 변동성이 늘면서 종목별로 숏커버에 대응하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국내주식전략팀장은 "일부 종목은 전날 (공매도 금지 후)첫 거래일 거래량이 많았고 이에 따라 숏커버를 상당 부분 진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공매도 잔고는 큰 반면 수익률 상승 폭이 비교적 작았던 종목군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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