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보다 0.2% 높여
불확실한 대외 여건 영향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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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 안정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물가 상승세 둔화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주요 투자은행(IB)이 10월 보고서를 통해 내다본 한국의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4%다. 전달(2.2%)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은행별로 일본계 IB인 노무라증권이 기존 1.7%였던 전망값을 2.3%로 대폭 높였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2.1%에서 2.5%로, 씨티은행은 2.3%에서 2.5%로 조정했다.
이들이 내년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한 건 물가를 자극할 대외 악재가 계속 쌓이고 있어서다. 특히 널뛰는 국제유가가 최대 관건으로, 이스라엘‧하마스의 무력 충돌 확전 여부에 따라 충격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참전을 선언한 이란이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조치에 나설 경우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세계은행(WB)은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이상기후와 국제유가 부담에 한국은행도 물가 전망 상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앞서 지난달 19일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 수준(2%)에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달 1일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다가 8, 9월 국제유가 변동 이후 우려가 커졌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만 돼도 한은의 예측이 많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물가를 끌어올리고, 높아진 물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며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린다. 수출 회복세에 따른 경기 회복 분위기를 고물가가 짓누를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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