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이번 조처로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 급등 |
◇ "숏커버링으로 단기 수급엔 긍정…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은 순매도"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거래 규모가 컸던 외국인 투자자가 앞으로 얼마만큼 숏커버링(환매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기존 공매도 물량의 숏커버링이 발생해 단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간 공매도 거래 비중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부작용이 출현해도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업종이나 개별 종목에서는 이번 주부터 공매도 금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숏커버링 효과로 공매도의 선행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대차거래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리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재매입해 갚는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다.
대차거래의 경우 주식 차입뿐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 설정과 환매 등을 위한 주식 대여나 결제 목적의 증권 차입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시행되지만, 공매도 금지로 차입 목적의 대차거래가 감소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증시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2023년 3월 공매도 금지 이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기간인 2020년 3월 16일∼6월 12일 동안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 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공매도의 주요 주체로 외국인 투자자를 지목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 공매도의 숏커버링 흔적보다 국내 주식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개인 투자자의 공세적인 주식 매수가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내 주식 시장의 반등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증시는 원래 바닥에서 올라가는 상황인데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외국인이 숏포지션 줄이면서 동시에 숏커버링에 나서는 효과 때문에 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매수 우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 시장의 투명성 저해라는 관점에서 MSCI 선진국 편입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기존 공매도 잔고는 연초 이후에 이미 많이 쌓인 상황이기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2∼3주 정도는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 |
◇ 첫날 증시에는 호재…코스닥은 사이드카까지 발동
일단 공매도 금지가 그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는 톡톡히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100포인트 넘게 돌파하며 상승률 5%를 훔쩍 넘겼다. 코스닥은 7% 이상 올랐고, 이제 오전에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시가총액 상위주 모두 올랐다.
주가 상승은 이차전지와 호텔신라 등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이 견인했다. 공매도 비중은 총주식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22.76%), POSCO홀딩스(19.18%), 포스코퓨처엠(29.93%) 등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30.00%), 에코프로(29.98%)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비중 상위 1∼5위 종목인 호텔신라(5.85%), 롯데관광개발(7.21%), SKC(13.47%), 후성(7.97%), 두산퓨얼셀(12.02%)도 올랐다.
이 같은 강세는 그간 공매도 거래가 기관이나 개인 대비 상대적으로 많았던 외국인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112억원어치, 코스닥시장에서는 4천702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외국인은 지난 5월 26일 9천112억원어치 순매수한 이후 이날 가장 많이 매수했다. 현물뿐 아니라 선물 시장에서도 6천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가 늘면서 거래대금도 급등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액은 대략 각각 8조원, 6조7천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날은 15조원, 11조원 등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는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호텔신라[008770], 롯데관광개발[032350], SKC[011790]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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