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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돼지고기 가격 내려갔는데 식당 삼겹살은 인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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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원재료 가격은 떨어져도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어서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3.1%와 0.1% 떨어졌다. 이에 반해 식당에서 사 먹는 쇠고기 외식 물가는 같은 기간 2.2% 상승했다.

돼지고기 소비자물가도 0.2% 하락했지만 삼겹살 외식(2.8%)과 돼지갈비 외식(4.3%) 물가는 되레 올랐다. 라면 물가 역시 10월에 1.5% 내려갔지만 라면 외식 가격은 6.1%로 큰 오름세를 보였다.

주류 제품 가격 추이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10월 소주(0.4%)와 맥주(1.0%) 소매 가격이 소폭 인상된 반면 식당과 주점에서 파는 소주와 맥주 가격은 각각 4.7%와 4.5% 뛰었다. 막걸리(0.4%)도 외식 가격은 3.5% 상승했다.

이는 소주 출고가가 병당 10원 수준으로 인상돼도 식당에서 파는 소주는 병당 1000원씩 오르는 유통 구조 때문이다. 특히 10~11월 맥주와 소주 출고가가 잇따라 인상되는 만큼 외식업계 주류가격은 한 차례 더 뛸 가능성이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소주 출고가를 7%, 맥주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달부터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식재료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제조사들이 실제 원가 상승분보다 더 높게 출고가를 책정, 외식업체들이 덩달아 가격을 크게 올려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낙농진흥회가 지난달 1일부터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88원(8.8%) 올리자 10월 우유 물가는 1년 전보다 14.3%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20.7%)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폭이자 첫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분유 역시 1년 전보다 10.6% 올라 올해 2월(11.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지난달 15.2% 오르면서 전달(14.0%)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빵값은 지난해 11.8% 오른 데 이어 올해 1∼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치즈값도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년 대비 이미 23.1%나 오른 상황이다. 같은 기간 초콜릿, 파이, 두유 가격 상승률도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5.6%, 10.3%, 10.9% 올랐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3분기 생필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케첩(28.3%), 마요네즈(23.3%), 쌈장(19.5%), 아이스크림(18.6%), 어묵(18.2%) 등 5개 품목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대두(수입), 밀가루, 천일염 등 원재료 가격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데도 장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고추장, 된장, 쌈장류는 여러 외식 품목의 원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원재룟값 인상보다 출고가를 더 많이 올리지 않는지, 외식업체는 이유 없이 비싸게 팔지 않는지 정부는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전기·수도·가스 요금, 물류·포장비, 인건비 상승 등 제반 비용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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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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