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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먹거리 '비상' 생활물가 4.6%↑... 11년 만에 부활 '물가책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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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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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에 밀접한 10월 체감물가가 4.6%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농산물·가공식품의 가격 등이 치솟은 탓이다. 원재료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외식가격 오름세도 부담이다.

소득 가운데 식료품 지출 비중이 상당한 서민층의 가계 살림에 타격이 적잖은 이유다. 이에 정부는 10여년 전 '물가안정 책임제'를 도입, 우유·라면 등 주요 품목 가격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가 지난달 4.6% 상승했다. 지난 7월(1.8%) 이후 8월 3.9%, 9월 4.4%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생활물가는 대체로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144개 품목이 포함된다. 지난달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 품목을 아우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을 0.8%포인트(p) 웃돌았다. 이로써 두 지표 간 격차는 지난 1월(0.9%p)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전체 물가에 비해 서민들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물가가 더욱 높다는 의미다.

먹거리 물가 상승이 체감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사과 72.4% △상추 40.7% △파 24.6% △토마토 22.8% 등 농산물 등에서 크게 올랐다. 이 밖에 △소금 20.6% △아이스크림 15.2% △참기름 14.8% 등 가공식품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낙농진흥회가 지난달부터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가격을 리터(ℓ)당 88원(8.8%) 올렸다. 이 여파로 우유 가격은 지난달 14.3% 올랐다.

올해 누계로 보더라도 식·음료 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연말까지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 식음료 물가는 연간 5% 이상 뛰게 된다. 2021년 5.9%, 2022년 5.9%에 이어 3년 연속 5%대다.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또 재료 가격 대비 외식가격 품목의 과도한 인상도 부담이다. 10월 기준 소주·맥주는 각각 전년동월 대비 0.4%·1.0% 올랐지만 식당과 주점의 소주와 맥주 가격은 4.7%·4.5% 올랐다. 돼지고기는 오히려 0.2% 가격이 내렸지만 외식 삼겹살·돼지갈비는 2.8%·4.3%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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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먹거리 물가 비상에 서민층 살림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2021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금액은 25만8000원이다.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의 30%에 달한다. 음식서비스(식사비)로 지출한 금액(13만1000원)까지 고려하면 월평균 식비 지출은 39만원으로 불어난다. 처분가능소득의 44% 수준이다.

이에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7개 주요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했다. 구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우유 △라면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설탕 등 가격을 관리한다. 이는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물가안정 책임제를 시행했던 것과 비슷한 대책이다.

지난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돼 소관 품목 물가 안정은 스스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철저히 살필 것"이라며 "수급관리·제도개선 등 관계기관 간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물가관계장관회의·차관회의 등을 통해 즉각 대응하는 등 전 부처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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