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이스라엘에 해명 요구…민간인 사상 피하려 더 노력해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자발리야 난민촌에 남은 구덩이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자발리야 난민촌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논란이 이는 가운데 1t 가까운 무게의 대형 항공폭탄이 공격에 쓰였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무기 전문가들과 함께 피해 현장을 찍은 영상과 사진, 위성 촬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2천 파운드(약 907㎏)짜리 항공폭탄 최소 두 발이 투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폐허가 된 난민촌에는 직경 12m의 거대한 구덩이 두 개가 남았는데 이것은 가벼운 사질토양에 이런 류의 무기가 떨어져 폭발했을 때 남는 흔적과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2천 파운드 항공폭탄은 이스라엘군이 보유한 항공폭탄 중 두번째로 크며, 정밀타격 능력을 부여하는 업그레이드 키트인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장착하면 표적 공습에 사용될 수 있다.
호주의 무기 관련 컨설팅업체인 군비연구서비스(ARES)가 2016년 수행한 관련 연구에 참여했던 군사전문가 마크 갈라스코는 이스라엘군이 '지연신관'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표면에 접촉하자마자 폭발하는 대신 땅속에 파고든 뒤 폭발하도록 함으로써 지하 깊숙한 곳까지 파괴력을 전달하려 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2천 파운드 항공폭탄은 실제로 지하 시설물 공격에 쓰일 수 있다.
갈라스코는 지하 시설물 공격에 특화된 무기인 '벙커버스터' 계열 탄두가 사용됐는지는 시각적인 자료만으로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부터 사흘 연속 자발리야 난민촌을 공습한 이스라엘군은 난민촌 아래에 숨겨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시설을 파괴하고 지휘관을 제거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 보건당국은 자발리야 난민촌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40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는 하마스 말살을 위해서는 민간인 사상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듯한 이스라엘군의 태도에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스라엘의 자발리야 난민촌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자발리야에 대한 첫 공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면서 이런 대화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한다고 촉구하는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미국 입장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천40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 말살을 공언하며 보복전에 나섰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9천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밝힌 상황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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