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7개월째 100만발중 30만발만 전달…역내 생산고집·더딘 속도 탓
EU 집행위 전경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탄약 100만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역내 더딘 생산 속도에 실제 이행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북한이 푸틴에게 막대한 양의 탄약을 보냈지만,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똑같이 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지난 3월 1년간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으나, 약 7개월이 지난 현재 실제 전달된 물량은 30만발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약 지원 계획을 처음 제안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도 지난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발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지난달 2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30만발이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물량에도 못 미친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분명 북한을 능가할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으며, 용감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죽어 나가는 동안 헤드라이트에 당황해 얼어붙은 듯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상당한 규모의 군사지원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김정은 |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지난 1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8월 초부터 러시아 선박, 수송기를 활용해 포탄 등 각종 무기를 10여차례 수송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특히 반출된 포탄이 100만발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두 달 이상 사용 가능한 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폴리티코도 국정원의 이같은 발표를 토대로 "동맹국을 무장하는 경쟁에서 북한이 100만발의 포탄으로 EU를 앞섰다"고 짚었다.
EU의 경우 더딘 생산 속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EU는 앞서 100만발 지원 물량 확보를 위해 EU 예산을 활용해 ▲ 재고 우선 전달 ▲ 탄약 공동구매 ▲ 유럽 방산역량 강화 등 이른바 세 가지 트랙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 계약 체결과 생산에 물리적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가령 프랑스는 생산량 증가로 내년부터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155mm 포탄 물량이 월평균 1천발에서 3천발로 늘어날 수 있다고 최근 밝혔으나, 세 배로 늘어나더라도 연간 지원 물량은 총 3만6천발에 그친다.
EU 예산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사실상 '유럽산 탄약'만 지원 대상으로 한정한 것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결국 부족한 생산시설 확충이 뒤따라야 하는데, 방산업체 입장에서는 장기적 구매 계약이 보장되지 않으면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EU는 일단 약속한 기한이 아직 남은 만큼, 목표 달성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 대변인은 "탄약 100만발 지원은 여전히 중요한 정치적 목표"라면서 오는 14일로 예정된 27개국 국방장관회의에서 목표 달성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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