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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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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수뇌부 제거했다"…난민촌 수백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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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한 남성이 앉아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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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뇌부 제거 작전에 나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난민촌까지 마구잡이식 공습을 퍼부으며 국제 사회의 비판에 직면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가자시티 북부와 가까운 자발리아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IDF의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현지 언론에 “육·해·공 합동 공격으로 이 지역을 공략한 결과 하마스의 최전방 방어선을 무너뜨렸다”면서 “대전차 미사일 부대 지휘관 무함마드 아사르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162사단장 이치크 코헨 준장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가자시티의 입구 앞에 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사령부의 본거지가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고위급 인물을 제거한 건 전날 하마스의 또 다른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비아리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작전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정부 측은 이스라엘의 최근 공습을 “두 번째 학살”이라며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에서도 2일까지 17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2일 오전 3시쯤 가자시티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만약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중심부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면, 지난달 27일 지상전 본격화 이후 6일 만에 ‘하마스의 심장부’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부터 가자시티 중심부를 향해 가자지구의 남·북·동 3면을 압박해 들어가고 있다.



난민촌 사망자 수백명 예상…유엔 “전쟁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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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가자시티 북부의 자발리아 난민촌에 이스라엘의 미사일 폭격이 있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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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격 지점에 근접한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민간인 희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기세다. 외신들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마을 한가운데 거대한 미사일 구덩이가 생긴 것이 눈에 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발리아 난민촌의 영구 임대 아파트 최소 12곳이 흔적도 없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 난민촌에는 약 11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생존자들은 흙더미를 손으로 헤치며 건물 잔해 밑에서 생존자들을 찾고 있다. 희생자는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역 병원장 아테프 알 칼루트는 CNN에 “두 번째 공습 이후 최소 80구의 시신이 병원으로 실려왔다”면서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일부로 병원의 발전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영안실의 냉동고, 산소 호흡기 기계 등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난민촌을 비롯한 민간인 밀집 지역에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민간인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알면서 밀고 들어가는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 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많은 민간인 사상자와 파괴 규모를 고려할 때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 WSJ는 “최근 공습은 이스라엘이 마구잡이식 공격(bare-knuckle tactics)으로 전술을 전환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은 앞선 공습에선 민간인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건물·주택 지붕에 비폭발성 탄약을 먼저 떨어뜨리는 ‘루프 노크(roof knock)’를 해왔다. 이번 공격 땐 이 같은 사전 경고조차 없었다는 지적이다.



美, 인질구출 특수부대 파견



미국이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이스라엘 현지에 파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크리스토퍼 메이어 미 국방부 특수 작전 담당 차관보를 인용해 “미국인을 포함한 인질들을 식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 특수부대가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 특수부대가 현재까지 전투 임무를 부여받은 건 아니지만, 최소 수십명 규모가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다. 이들은 미 연방수사국(FBI), 국무부 등의 인질 구출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이스라엘 정부와 함께 인질 구출 작전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집트가 가자지구와 인접한 라파 국경을 통해 1차로 외국인 등 500명을 탈출시킨 것과 관련해 가자지구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목격담도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를 빠져나온 미국 국적의 파티 아부 알하산 박사는 로이터통신에 “물과 음식, 쉴 곳을 포함해 아무것도 없는 지옥 같은 상황”이라며 “눈을 뜨고 감을 때마다 죽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중 국적자를 비롯해 7500명의 외국인이 이스라엘의 봉쇄에 따라 가자지구 안에 갇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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