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부 "차관들이 소관 품목 챙겨라"…'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가동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2023.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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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심상찮다. 낙관 전망이 흔들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석달 연속 3%대다. 10월 지표는 3%대 후반(3.8%)으로 4%대 진입 우려가 커졌다.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이상저온으로 농산물 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중동 분쟁 등 대내외 변수도 걱정을 키운다.
정부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했다. 전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는 비상 관리 체계다. 각 부처 차관이 소관 품목 물가를 직접 챙기는 방식이다. 다만 '관리' 외에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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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3%대...물가 상승률 3달째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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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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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로 전년동월대비 3.8% 올랐다. 지난 3월(4.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고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6월(2.7%)과 7월(2.3%)에는 2%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8월( 3.4%), 9월(3.7%), 10월(3.8%) 등 석 달째 3%대를 기록했다. 이상저온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중동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 영향이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대비 7.3% 상승해 전체 물가를 0.65%포인트(p) 끌어올렸다. 농산물만 놓고 보면 가격이 13.5% 뛰었다.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대비 3.5% 올라 전체 물가를 1.25%p 끌어 올렸다. 석유류 가격은 1.3% 내려 전월(-4.9%)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6.9% 올랐지만 △경유(-7.9%) △자동차용LPG(-11.8%) △등유(-9.8%) 등은 가격이 내렸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4.6%로 전월 대비 상승폭이 0.2%p 확대됐다. 신선식품지수는 12.1% 올라 전월 대비 상승폭이 5.7%p 커졌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2022년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대비 소폭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6%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0.2%p 축소됐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2%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0.1%p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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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처, 물가 안정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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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2023.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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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당초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완만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다.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돼 소관 품목 물가 안정을 챙긴다. 수급관리·제도개선 등 관계기관 간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물가관계장관회의·차관회의 등을 통해 즉각 대응한다.
현장 중심의 물가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모든 부처가 상시로 현장에 나가 물가 애로를 파악해 현장에서부터 즉각 조치한다.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체감도 높은 물가·민생 안정 대책을 강구한다. 우선 당면한 '김장 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무 등 14종 김장 재료 할인 품목·수준 확대를 위해 총 245억원을 투입한다.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국제유가는 대외 변수라 정부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수 부족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기도 어렵다. 우유·주류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지만 정부가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정부는 근원물가 둔화 흐름을 이유로 점차 물가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재부는 "중동 지역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주요 농산물 수급 여건 개선 등으로 물가는 점차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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