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장외피켓시위, 신사협정 위반 아냐"…당내선 논란[여의도 속풀이]

홍익표, 고심끝 침묵 피켓시위 제안에 "신사협정 무색" 반대

최고위원 공개발언에 '원대 리더십 타격'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입장하며 피켓시위를 펼치는 민주당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을 장외 피켓시위로 맞이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본회의장 바깥의 시위인 만큼 여당과의 '신사협정' 위반이 아니라 못박았지만, 당내에서도 원내지도부의 결정을 두고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전날(10월31일) 시정연설을 앞두고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장외 침묵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견이 갈리자 홍 원내대표의 결정에 일임하기로 했고, 홍 원내대표는 고심 끝에 절충안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의원단이 본회의장 바깥인 로텐더홀 계단에서 피켓팅을 하되, 고성이나 야유를 하지 않는 침묵 시위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문구도 '민생이 우선이다' 등 민생과 관련된 내용으로 채웠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1년에 한번 국회에 오는 날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든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다수 의원의 의견이 있었다"며 "신사협정과 무관하게, 최대한 준수해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우리 의견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 원내대표가 전날까지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며 만류하다, 장외 피켓 시위를 급작스레 결정한 것이 '정쟁을 피하자'는 신사협정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는 신사협정의 취지 등을 고려해 피켓 시위를 재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며 "급하게 피켓 시위가 진행됐는데 논의의 불씨가 남아 있었다. 의원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초선의원도 "신사협정까지 한 상황에서 피켓시위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 큰 약속을 지키려면 작은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긴급의총에서는 홍 원내대표의 침묵 피켓 시위 제안에 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다른 의견을 낸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긴급의총에서 홍 원내대표의 제안에도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해야한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영환 의원은 "대통령의 면전에서 소리를 지르면 당원 일부에게 호소가 될지 모르지만 중도층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고 반대했다고 한다.

또 "원내대표가 올린 안건에 최고위원들이 의원들 앞에서 발언하는 건 원내대표 리더십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홍 원내대표가 제안한 신사협정 대로, 민주당 의원의 본회의장 내 고성이나 피켓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정작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는 의문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원내지도부의 결정이 이런 방식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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