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광명·하남·과천 등 인접 지역 포함 여지 남겨
인접 지역 '원형 벨트' 묶어 우호 표심 공략 전략
"설익은 승부수" "서울 외곽 지역 발전 막아" 우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가진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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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서울 키우기'로 내년 총선 수도권 표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리적으로 경기도에 포위된 서울의 공간개념을 확장해 인접 지역을 하나로 묶는 이른바 '서울로 포섭' 전략이다. 김포를 시작으로 서울 외곽 도시들을 편입하는 '메가시티'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도권 위기론'에 시달리던 당 내부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울 편입' 논의...김포부터 구리·광명·하남 인접 지역 확산 시사
국민의힘은 31일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구체적 작업을 시작했다. 전날 김 대표가 당론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의원입법으로 특별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 입법에 의존할 경우 지자체 간 이견 조율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속도전'은 내년 총선을 불과 5개월 여 남겨둔 시점에서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이슈를 주도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김포골드라인 관제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김포=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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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김포를 넘어 구리나 광명 등도 서울에 포함하는 안을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서울 주변도시의 경우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을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현재로서는 김포를 우선적으로 생각했고,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들 요구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주민 요구'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서울 편입 논의가 김포뿐만 아니라 구리 광명 하남 과천 고양 등 경기 인접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여권은 내년 총선 전략으로 이미 수도권 지역을 벨트로 묶는 포섭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며 "김포의 경우 경기도 분리 논의가 시작되면서 '편입론'을 띄우는 데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9월 홍철호 경기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실시한 '서울 편입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 결과를 당에 전달한 이후 탄력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최근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한 장단기 반응과 수도권 영향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외곽 지역 '원형 벨트' 형성...원심력 발휘로 표심 공략
30일 김포골드라인을 관리하는 김포한강차량기지에 정비사들이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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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구상은 수도권 지역을 권역별로 구분하는 '각개전투식' 선거가 아니라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 지역을 하나의 '동심원'으로 묶어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 편입에 긍정하는 여론을 발판으로 원심력을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구사한 '뉴타운 전략'과도 닮아있다. 당시 불균형한 서울 각 지역의 주거형태를 '재개발·재건축' 이슈로 한데 묶었고, 여당 프리미엄과 이명박 대통령의 토목 경험에 대한 기대 효과 등이 맞물려 대승을 거둔 전례가 있다.
특히 김포 구리 광명 하남 등 '스윙보터' 지역구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 상황과 지역 현안에 따라 표심이 요동치는 곳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해 '싹쓸이'한 지역이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광명시장을 제외한 김포와 구리, 하남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얼마든지 '해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살아있는 셈이다.
"선거용 최고 카드" "설익은 승부수" 당내 의견 분분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인구상으로 경기도가 서울보다 많은 상황에서 경기 민심을 우호적으로 돌리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 관계자도 "경기 지역이 서울과 한데 묶이면 교통 문제의 경우 지자체 간 협의 없이 연장할 수 있고, 부동산에 대한 기대 효과도 상당하다"면서 "선거용으로는 최고의 카드"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서울 외곽도시 편입에 적극 반대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쥐고 총선을 치를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텃밭인 성남의 표심을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여당 약세지역에서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에 호응한다는 점에서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려 또한 여전하다. 서울 지역 원외 인사들이 먼저 목소리를 냈다.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비용분담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부담하도록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 김포시가 서울로 들어오면 그 때문에 오히려 (특정 구가) 손해 볼 가능성도 있어 설익은 승부수"라고 비판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서울 편입은) 부동산의 심리적 요인이 무너지고, 교통의 빨대 효과로 기존 서울 외곽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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