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정연설]
시정연설 도중엔 고성 안 질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3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민을 두려워하라’ ‘국정 기조 전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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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31일 국회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여야는 180도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입퇴장 때 기립박수를 보냈고 연설 중에도 30여 차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 차례도 박수를 치지 않았고, 시정연설 전에는 장외 침묵 피켓 시위도 벌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윤 대통령 시정연설 때 헌정 사상 처음으로 불참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지만 일부 의원은 윤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앉은 채로 악수했다. 초선 이형석 의원은 회의장 앞쪽을 응시하다가 윤 대통령이 가까이 다가가자 제대로 쳐다보지 않고 손을 맞잡았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을 두 번 쳐다봤지만, 천 의원이 눈을 마주치지 않자 지나치기도 했다. 임종성 홍정민 의원 등은 앉아서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맺은 신사협정에 따라 시정연설 도중 환호나 고성은 없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7분 20초간 이어진 연설에서 총 32차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중간중간 연설 내용을 메모하며 경청했다. 반면 일부 민주당 의원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옆에 앉은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 윤호중 의원 등은 검은 마스크를 쓴 채로 시정연설을 들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시정연설 동안 ‘줄일 건 예산이 아닌 윤의 임기!’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정연설을 마치고 대통령이 퇴장할 때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나서기 전까지 박수를 이어갔지만 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거나 먼저 본회의장을 나섰다. 민주당은 시정연설 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설 때 ‘민생경제 우선’ ‘국정기조 전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일부 의원은 “대통령님, 여기 한번 보고 가세요”라고 소리쳤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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