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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난민들을 이집트에 수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3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유럽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고 전했습니다.
회의 내용을 보고받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난민 수용과 관련해 이집트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유럽 정상들을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이 제안은 지난 26∼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체코와 오스트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국들은 이집트 정부가 일시적인 난민 수용도 반대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스라엘의 제안이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EU 정상들은 이집트가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은 해야 하지만 난민을 받도록 압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데에 최종적으로 합의했습니다.
한 서방국 외교관은 "네타냐후 총리는 적어도 전투 중에는 이집트에서 가자 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며 "하지만 이집트는 예전에도, 또 앞으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스라엘 정보부가 가자지구 주민을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이주시키는 전시 계획안 초안을 작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 6일 후인 지난 13일 자로 작성된 이 계획서에서 정보부는 가자지구 민간인을 시나이 반도 북부 텐트촌으로 이동시키고, 추후 영구적인 도시와 인도주의적 회랑을 건설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정보부의 이 문건이 가상의 상황을 다룬 일종의 '개념문서'라며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문건의 내용은 가자지구와 관련한 이집트의 오랜 우려를 심화시켰으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선언 이후 벌어진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수십만 명이 쫓겨난 '나크바'(대재앙)의 고통을 상기시켰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집트는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을 대거 이집트로 떠넘겨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좌절시키려 한다며 피란민 수용을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또한 무장 조직원들이 섞여 들어와 자국 치안을 위협하고, 이들이 시나이반도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평화조약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FT는 다만 이와 별도로 가자지구 부상자들을 이집트로 데려오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집트는 과거 가자지구 분쟁에서 팔레스타인인 부상자들을 받아들인 적이 있습니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두 소식통은 그러나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고 FT는 덧붙였습니다.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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