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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행성 지구충돌 상상도
6천6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 소행성 충돌로 막대한 양의 미세먼지가 대기로 방출돼 장기간 기후 냉각과 광합성 중단을 초래한 것이 공룡 멸종의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벨기에 왕립천문대 셈 베르크 세넬 박사팀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잘 보존된 소행성 충돌 퇴적층의 미세입자 분석을 기반으로 고기후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미세먼지가 지구 기후 냉각과 이후 광합성 중단에 주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6천600만 년 전 칙술루브에 떨어진 소행성은 충돌 충격파로 엄청난 양의 파편과 먼지를 대기로 분출시키고 화산활동과 광범위한 화재를 일으켜 전 지구적 겨울을 촉발, 전체 생물종의 75%를 멸종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충돌 당시 분출된 다양한 파편과 먼지 등이 당시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계속되고 있고 대멸종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 노스다코타주에 있는 6천600만 년 전 백악기-고생대(K-Pg) 경계층인 타니스 지층의 충돌 파편과 먼지 등 미세 입자들을 분석했습니다.
이어 미세 입자 분석 결과를 고기후 시뮬레이션에 적용해 소행성 충돌과 화재 등으로 발생한 규산염 미세먼지와 그을음, 황 등이 기후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는 충돌 당시 방출된 황과 충돌 후 산불로 인한 그을음 등이 기후 냉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대기 중으로 방출된 규산염 먼지 입자의 크기는 주요 원인으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과 충돌 파편·먼지 생성 및 퇴적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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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고생대(K-Pg) 경계층의 규산염 먼지를 분석한 결과 0.8~8.0㎛ 크기의 입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계산된 0.8~8.0㎛ 크기 규산염 먼지의 양을 고기후 모델에 적용한 결과 이런 미세먼지는 충돌 발생 후 최대 15년 동안 대기 중에 머물면서 지구 표면 온도를 최대 15℃나 냉각시켰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대기 중 미세먼지로 인해 태양 복사가 변하면서 소행성 충돌 후 거의 2년 동안 식물들의 광합성이 중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규산염 미세먼지의 이런 기후 냉각 작용은 그을음 및 황의 냉각 작용과 합쳐져 소행성 충돌 후 지표면 생태계의 일차 생산성을 완전히 붕괴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규산염 미세먼지와 그을음, 황 등에 의한 기후 냉각이 광합성을 차단하고 전 지구적 겨울이 식물계가 붕괴할 만큼 오래 지속됨으로써 공룡 멸종으로 이어진 멸종 연쇄반응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ESA 제공, Cem Berk Senel et al./Nature Geoscience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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