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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푸틴 "공항 시위, 우크라·서방이 조장…러 사회분열 시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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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사태도 미국 등 서방 책임으로 돌려 "세계 불안정의 수혜자"

텔레그램 창업자 "시위 촉구 채널 차단 조치"

연합뉴스

다게스탄 공항 시위
(마하치칼라[러시아]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의 마하치칼라 공항 비행장에 난입한 시위대가 반유대주의 구호를 외치며 걷고 있다. 외신은 전날 이스라엘에서 날아온 여객기가 이 공항에 착륙할 것으로 알려지자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의 시위대가 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2023.10.30 phot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공항에서 발생한 폭력적 시위가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조장해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다게스탄 공항 폭력 시위 관련 정부 고위급 회의에서 "어젯밤 마하치칼라에서 발생한 사건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서방 특수 정보 요원들에 의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 공항에 이스라엘발 비행기가 도착했을 때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고 난입, "이스라엘인을 색출하겠다"며 공격적 행동을 한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정권이 러시아에서 포그롬(제정 러시아의 유대인 등 학살에서 유래한 말로 대학살을 의미)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종교 지도자들과 만났을 때도 중동의 극적인 상황과 러시아의 다민족·다종교 사회를 이용해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분열시키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사법당국에 이번 사건에 대해 확고한 조치를 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고위 정부 회의 소집한 푸틴
(노보오가료보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노보오가료보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31 photo@yna.co.kr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마하치칼라 공항 사건이 "외부 간섭의 결과라는 것은 잘 알려졌고 명백하다"며 악의적인 사람들이 가자지구의 고통을 이용해 인구 대다수가 무슬림인 다게스탄 사람들을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시위가 외부에서 조율된 '도발'의 결과라면서 "범죄적인 키이우 정권이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거들었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은 "주민들에게 시위 참여를 호소한 텔레그램 채널 중 하나인 '다게스탄의 아침'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급진 민족주의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나라를 뒤흔들기 위해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용하려고 한다"며 소문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러시아 출신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가 문제 삼은 채널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두로프는 자신의 채널에 '다게스탄의 아침' 채널 화면 갈무리를 게시하면서 "폭력을 요구하는 채널은 텔레그램, 구글, 애플을 비롯한 문명화된 세계의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이스라엘 난민'을 태운 비행기가 다게스탄에 도착할 것이라는 가짜 정보 때문에 이 기습 시위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양한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시위를 벌이라는 요청이 전파됐으며, 남성·여성과 어린이, 마하치칼라뿐 아니라 주변 마을과 도시 주민들도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폭력 시위 대상이 된 이스라엘 텔아비브발 여객기 탑승객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이었으며, 이 가운데는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포함돼 있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다게스탄 지역에 최고 수준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일시 폐쇄됐던 마하치칼라 공항은 모스크바 시각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중동에 대한 책임도 미국에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누가 혼란을 만들고 있고, 누가 이익을 얻고 있는지는 이미 분명해졌다"며 "미국의 지배 엘리트들과 위성 국가들이 세계 불안정의 주요 수혜자"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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