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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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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 먹거리’ RA 퇴직연금 서비스 알고리즘 신청 ‘폭주’...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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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RA)가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관련 알고리즘 심사 신청에 약 240건이 몰렸다. 현재 운용 중인 알고리즘 개수의 75%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RA용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따로 신설할 계획인데, 전용 계좌를 만들면서 기존 IRP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원을 상향 조정할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액공제 한도가 늘어나면 RA의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출시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투자자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 RA는 포트폴리오 추천만 가능했다.

조선비즈

조선DB



30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 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RA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관련 알고리즘 심사 신청에 총 238건이 접수됐다. 현재 운용 중인 RA 알고리즘이 315개인 것을 감안하면 신청 건수는 많은 편이다. 신청사는 증권사 8곳, 은행 1곳, 자산운용·자문일임사 16곳 등 총 36곳이다. 가장 많이 신청한 기업은 한 번에 80개의 알고리즘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콤 관계자는 “평소 알고리즘 심사 신청에 많아 봐야 40~50건이 들어오는 것에 비해 5배 정도 많이 들어왔다”며 “RA 퇴직연금 시장 성장에 밑거름이 되도록 꼼꼼히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이후 RA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서비스는 IRP 상품으로 출시된다. 이번 코스콤 정기심사가 약 7개월 정도 소요되고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심사가 한 달 정도 걸려, 관련 상품 출시는 내년 7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올해 7월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시행했다. 다양한 상품 출시를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등 국민들의 노후 대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디폴트옵션은 개인이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IRP에 해당한다.

내년부터 도입될 RA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로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퇴직연금 상품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2분기 기준 퇴직연금 시장은 약 341조원 규모로, 그중 약 90%는 예·적금, 주가연계채권(ELB) 등으로 이뤄진 초저위험형(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집중돼 있다. RA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는 다양한 투자 성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RA 전문기업 파운트 관계자는 “기존 퇴직연금 시장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위주 상품이었지만, 이번 퇴직연금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운트는 이번 코스콤 정기심사에 펀드 4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5개 등 총 9개 알고리즘 심사를 신청했다.

금융위는 기존 IRP 계좌를 통해 RA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RA 전용 IRP 계좌를 신설할 계획이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RA 전용 IRP 계좌의 세액공제 한도 상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IRP 계좌에선 연금저축 상품과 합산하거나 단독으로 연간 납입액의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한도는 코스콤 알고리즘 심사 후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RA 전용 IRP 계좌의 세액공제 한도는 기존 (IRP 계좌) 한도인 900만원에서 유지 또는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 심사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A업계는 DC형 상품에서의 RA 투자일임 서비스 도입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RA의 DC형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도입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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