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개인 자격 참여…별도 발언 없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1주기인 2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민대책회의와 '1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최의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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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의종 기자] 159명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유가족협의회 주최로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에서 '1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야당 지도부들은 일제히 유가족과 국민에 "죄송하다"라는 메시지를 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민대책회의와 '1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추모대회는 주최 측 추산 시민 1만명, 경찰 추산 70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대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당원이 대거 참석했다. 여권에서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들,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도 참석했다. 외국인 희생자가 5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이란 사이드 쿠제치 대사와 4명으로 두 번째 많은 러시아 올가 아파나시에바 영사도 함께했다.
오후부터 시민들은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추모대회 연단 앞으로 모였다. 유가족 등 수백여명은 이날 오후 1시59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4대종교 기도회에 참석한 뒤,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을 지나 추모대회 현장에 도착했다.
시민추모대회는 희생자 고 이주영 씨 아버지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공동위원장의 여는 말로 시작됐다. 이 위원장은 "159명의 별이 돼 사라진, 살아남은 사람들, 지역 주민과 상인에 평생 지우기 힘든 트라우마를 남긴 이 참사를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싶다. 얼마 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말씀하셨다. 생을 달리한 159명의 희생자들은 어떤 이유로 하늘의 별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지요. 정부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닌지 답을 듣고 싶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최의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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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한겨울 얼음 속에서도 새싹은 자라난다. 지금이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표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1년이 넘게 호소하는 비정상 사태를 끝내야 한다. 유가족 외침에 이미 진상규명이 됐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정부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 책임자 처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용혜인 대표는 "국민이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마지막 말로 '미완성'이 '완성'되도록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 1년 전 별처럼 빛났던 159명 한 명, 한 명의 명복을 빈다. 세월호 참사와 오송 참사 유가족에게도 명복을 빈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여권 인사들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기에 단상에서 별도 메시지를 밝히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이승원 시사평론가는 "오는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주최하는 1주기 국회 추모제에서는 여야 원내대표가 추도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협의회 등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추모대회 초청장을 보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추모대회가 '정치 집회' 성격을 갖고 있다며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민대책회의는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이라는 공동선언문을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 △희생자 명예회복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 △특별법으로 독립적 조사기구가 설치되는 날까지 국회·정부를 지켜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 △연대·지지 손을 놓지 않을 것 △안전사회가 건설될 때까지 책임을 내려놓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지난 2001년 일본 아카시 불꽃 축제 압사 사고 유족 시모무라 세이지 씨는 추도사를 통해 "지난 3월 현장에 갔을 때 깜짝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폭이 좁고 가파른 길이라 한 걸음 들어서면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몽 같은 사고에서 1년을 맞이해 재발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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