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 총리들 우크라 추가 지원 반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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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유럽연합(EU) 정상들 사이에서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반대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가 막강한 러시아를 20개월 동안 막아낼 수 있었던 데는 EU의 재정적, 군사적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추가 지원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최근 새로 선출된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한목소리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피초 총리는 이날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슬로바키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수 있는지 완전히 평가하기 전에는 두 사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군사 지원은 개별 국가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이뤄지지만 관련 비용은 회원국이 자금을 조달하는 브뤼셀 관리 기금으로 돌려받는다. 또 이 기금을 보충하려면 회원국 만장일치의 찬성이 필요하다. 해당 기금의 마지막 증액은 1월에 이루어졌는데 이후 증액 시도는 헝가리의 거부권으로 인해 불발되었다.
헝가리 역시 슬로바키아 정부와 같은 입장이다. 지난 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국제형사재판소가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EU 지도자가 되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옹호하며 헝가리와 러시아의 관계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EU 고위 관리는 "이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전개이며 (정치) 역학을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발트해 연안국 지도자들은 EU의 우크라이나의 지원 약화 전망에 우려를 표했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기타나스 나우세다는 오르반과 푸틴 대통령의 상호작용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정권과 우리가 시시덕거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이상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다른 EU 국가들에도 매우 잘못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탄약 공동 생산에 대한 일부 회원국들의 열의 부족이 "우리가 국방을 충분히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신호"를 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U는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 규모 장기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총리가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2024~2027 EU 예산안을 수정하려 하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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