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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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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1주기 앞두고 민주로 간 與 용산구의원 “대통령은 국민의 힘이 되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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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국민의힘 용산구의원, 탈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입당 선언

“진심 어린 사과” 고개부터 숙여…민주당 의원들이 손 내밀어줬다 떠올리기도

세계일보

김선영 국민의힘 용산구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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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 용산구의원에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김선영 구의원이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정부와 여당에 실망했다며 탈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김 구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29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 여러분과 유족들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일단 고개부터 숙였다. 이어 “6·1 지방선거 당시 제 슬로건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며 “젊고 새로운 변화를 기대한다면서 주민께서 지어주셨다”고 떠올렸다.

김 구의원은 “용산구민들께서 변화를 기대하고 저를 당선시켜 주셨고, 구민과 쉴 새 없이 소통하며 몸은 힘겨웠지만 마음만은 뿌듯했다”면서 구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구의원은 “대형 참사 앞에서 일개 구의원인 저는 무기력했다”며 “구청장은 매년 해왔던 핼러윈 대책 회의를 했다며 진술했고, 구청장을 지지하는 일부 주민은 ‘젊은이끼리 놀다가 죽은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구민만 바라보겠다’던 마음속 외침은 소리 없이 묻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국민의힘 의원 등 누구도 국민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계속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누구 하나 유족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지도 않았다”며 “사과하러 가고 싶었지만 (국민의힘 의원이 가면 분위기가 격해질 수도 있다는 조언 등을) 핑계 대며 당론 뒤에 숨었다”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구정 집중이 아닌 ‘자기 정치’를 한다는 말로 보석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겨냥한 뒤에는 “용산의 희망이 없어 보였고, 1년이 지나도록 열린 소통과 변화와 혁신 그리고 공정과 상식은 없었다”고 김 구의원은 지적했다.

당론과 신념의 괴리가 자신을 괴롭혔다며 “저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탈당 결심 계기를 밝힌 후, “침묵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며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는 회유와 압박을 피해 당을 나와야만 했다”며 “구민을 위한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꿈을 접어야 할까 봐 두려웠다”고 부연했다.

절망 속에서 앞으로의 정치 인생을 고민하고 있을 때 당론이라던 변명을 이해해준 민주당 의원들이 생각났다고 김 구의원은 언급했다. 그리고는 “상대 당 소속인데도 저를 외면하지 않고 신념을 믿어주고, 같이 무너진 용산을 바꾸자고 따뜻하게 손을 내밀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함께라면 민심에 기반한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약 6분에 걸쳐 국민의힘 탈당과 민주당 입당 결심의 계기를 이처럼 상세히 밝힌 김 구의원은 “10·29 참사 1주기를 계기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저부터 다시 태어나겠다”며 “정쟁과 갈등을 극복하고 용산구민 모두가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 용산을 희망한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고려대 출신인 김 구의원은 지난해 대선 후보이던 윤 대통령 캠프의 국민화합위 여성위 부위원장을 지내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용산구라선거구에 출마, 무효표 355표를 제외한 총 1만5820표 중 7117표를 얻어 44.9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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