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삼성운용 홍콩에 선물 ETF 상장
비트코인 현물, IT 인프라 등 문제 산적
비트코인 선물은 제도 개선시 시스템 가능
운용업계 "금융당국 제도 변화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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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들썩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이르면 내년 초 현물 ETF를 상장할 가능성 등 여러 얘기가 나온다. 다만, 국내에선 제도·인프라 측면에서 넘어야 할 벽이 높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티커명 IBTC)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목록에 등록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이르면 내년 초 미국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주요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내년 1월에 동시에 상장할 가능성 등 현지 관계자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업계는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때부터 국내 상장에 대해 관심을 두고 미국 시장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상품 준비에 나서기엔 이르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우리 금융당국의 제도적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제도적인 변화를 보면서 상황을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아직 큰 변화가 없는 분위기”라며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따라 고민을 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선 가상자산을 금융투자 대상 자산으로의 인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 게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고 규정 개선이 있어야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국내에는 비트코인 선물 ETF가 현물 ETF에 앞서 먼저 상장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돼 기존 특별자산 유형의 선물 상품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법상으로 거래소가 인정한 시장에 CME가 해당해 비트코인 선물을 기반으로 한 ETF는 금융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상장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까지는 보관, 보안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는 평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을 미루는 배경 역시 이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ETF를 투자자들이 매수한 자금은 은행에 수탁이 되는데, 관련한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며 “또 시장에 형성된 ‘김치 프리미엄’(한국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높은 수준)에 따른 오차가 있을 경우 기준가 형성 측면에서 기준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리스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컨대 비트코인을 펀드에서 보유하는데 해킹 우려를 해소하려면 ‘콜드 월렛’(인터넷과 연결돼 있지 않은 계좌) 방식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한국은 법상 타 은행에 보관해야 해 은행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라며 “유동성 공급자 문제, 연금 투자 관련 가이드라인 등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기본법, 세제 등 직접 투자 시장의 체계가 명확해져야 간접 금융투자 시장에서의 움직임도 가시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내년 7월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법)’ 시행에도 눈길이 쏠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 내년 7월에 가상자산법 시행령에 대한 세부적 가이드라인 마련을 두고 분주한 상황”이라며 “하위 규정들을 마련하기에 앞서 해당 법 시행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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