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의 '갑질'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이 일했던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앞에서 지난 3월 20일 동료 경비원들이 관리자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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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선경아파트의 A 관리소장 등 경비원 14명을 특수절도, 재물손괴,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19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회장 해임안 선거 과정에서 선거 안내문 등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비원들이 각 세대 우편함에 비치된 선거 안내문 800여장, 투표용지 250여장을 임의로 수거해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자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는 A 소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안내문을 임의 수거한 것으로 파악된 경비원 20여명을 특정하고 이들을 불러 조사해왔다.
선경아파트는 지난 3월 경비원 B씨 사망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B씨는 A 관리소장로부터 부당한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A 소장은 적법한 업무 범위 안에서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입대의는 A 관리소장을 선임한 입대의 회장 황모씨 해임안 선거를 진행했다.
충돌을 빚으면서도 회장 해임안은 가결됐다. 그러나 이후 신임 회장 선거 절차는 중단됐다. 기존 입대의가 선거인 명부 작성을 거부하면서 양측은 행정 절차의 적법성 등을 따지는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 회장 해임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입대의는 76명인 경비원 수를 33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입대의 측은 설문조사를 통해 전체 입주민 75%가 참여해 80%의 찬성 표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반면 선관위 등 반대 측은 1034세대가 한 표씩 행사하는 정식 선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설문조사는 전체 입주자 4500여명을 상대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B씨 사망 관련 내사를 지난 7월 종결한 바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이 A 소장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B씨 유족 측은 A 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고용청에도 A 소장을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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