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막대한 재정 투입해 단계적 시행…요금 인상 불가피할 듯
버스 파업 관련 안내문 붙이는 수원시 관계자들 |
경기지역 52개 버스 업체 노조가 속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가 전면 파업을 예고한 시간을 몇 시간 앞두고 25일 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측과 최종 조정회의에서 극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 위기는 경기도가 지난달부터 도입하기로 한 일반 시내버스 대상 준공영제인 '공공관리제'를 내년으로 미루며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에 김동연 경기지사가 상중에도 협상장을 찾아 2027년까지 공공관리제 전면 시행을 확약하면서 노사 협상 타결을 이끌었다.
경기도는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1천100여개 노선 6천200여 대의 일반 시내버스를 공공관리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1천200대씩, 2026년에는 1천700대, 2027년에는 2천100대를 공공관리제로 전환해 준공영제를 도입하게 된다.
경기도 전체 버스 1만500여 대 중 2천700여 대 광역버스는 이미 '공공버스'로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고, 벽지 노선 등 1천여 대는 시군이 국비 지원이나 자체 재원을 활용해 사실상 준공영제와 같은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일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전면 시행 시 경기도의 모든 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재정 여건이다.
자칫 예산을 제때 투입하지 못해 공공관리제 전환에 차질이 빚어지면 다시 노사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도는 2027년 공공관리제가 전면 시행되면 연간 1조1천억원(도비 3천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한다.
도와 시군이 각각 30%, 70%의 사업비를 분담한다.
연도별 사업비는 내년 2천억원(도비 600억원), 2025년 4천200억원(도비 1천200억원), 2026년 7천200억원(도비 2천100억원) 등이다.
경기도와 시군은 매년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와 시군이 재정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를 시행하려면 버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경기도가 버스요금을 마지막으로 인상한 것은 2019년이다. 그간 경기도는 4∼5년 주기로 버스 요금을 인상해왔다.
2019년 경기도가 버스 요금을 1천450원(일반형 시내버스 기준)으로 200원 인상할 때 서울시보다 요금이 비쌌으나 서울시가 지난 8월 시내버스 요금을 1천500원으로 300원 인상하면서 지금은 경기도 시내버스 요금이 더 싸다.
이에 경기도가 공공관리제 전환과 맞물려 내년 버스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2027년까지 일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전환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공공관리제 전환에 따른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버스 요금 인상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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