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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초등 담임교사, 제자 8명 성추행... 학교에서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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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교장에 신고... 교사는 범행 인정
2년 연속 고학년 담임... 추가 피해 가능성
교육청, 학생들 상대 긴급 피해조사 실시
한국일보

경기북부경찰청 전경. 경기북부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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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자신의 반 여학생 다수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까지 신고가 접수된 피해자만 8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피해자 수는 더 불어날 수도 있다. 문제의 교사는 범행을 시인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전날 오후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초등교사 A씨를 학교에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학급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교내에서 여학생 8명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피해 아동들은 A씨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서로 공유하다가 자신 외에도 여러 명의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24일 오후 2시쯤 교장실을 직접 찾아가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학교 측은 즉각 ‘신고의무자’인 교감에게 112 신고를 하도록 조치한 뒤 아이들은 교장실에, A씨는 방송실에 각각 분리 조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방과후 아이들이 모두 하교한 뒤인 오후 6시쯤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교사 임용 직후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 발령받은 뒤 군대를 다녀왔으며, 지난해 이 학교로 발령받았다. 전임 학교에서는 전담과목 교사로, 현재 학교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고학년 담임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A씨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을 계속 확보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에도 고학년 담임을 맡았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 학급과 지난해 학급을 대상으로 추가 피해가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이전에 근무한 초등학교로도 조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추가 피해 학생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A씨가 담임을 맡았던 학급에 대한 전수조사를 최대한 빨리 실시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심리 안정과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설문조사 방식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씨의 전임 근무지 조사 여부는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와 피해 아동의 2차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만큼, 학교 측과 면밀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임교사가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물론 해당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도대체 담임교사가 자기 반 아이를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아이들 학교 보내기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들을 뭐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짓을 하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한 번도 아니고 수개월 동안 이뤄졌다는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지역 학부모 카페에도 교사를 비판하는 수십여 개의 글이 올라왔고, 수백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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