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생존자 등 14명 인터뷰
책의 특징은 흔히 유가족으로 대변되는 부모가 아닌 형제자매, 애인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다.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에 가려 쉽게 간과되었던 형제자매, 연인, 친구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그 슬픔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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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간담회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주영 씨의 아버지인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참사 초기 슬픔에 빠져 부모들이 슬퍼할 때 아이들은 슬픔이 덜하다는 느낌이 들어 원망 됐는데 나중에 알게 됐다. 그 슬픔 자체가 감내하기 힘들었고, 부모에게 슬픔을 더 보태주고 싶지 않아 감내했던 거다. 그걸 글로 남긴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필에 참여한 유해정 활동가는 “장례식장에서 형제자매와 마주한 어른들이 ‘살아남은 너희들이 잘 해야 한다’며 잊혀질 고통처럼 말한다. 형제자매 슬픔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처리하는 것 같다”며 출간 동기를 설명했다.
구술자로 참여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김의현 씨의 누나 김혜인 씨는 동생 의현이가 평범하지만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란 기록을 남기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동생이) 왜 그곳에 갔는지 보다, 그곳에서 왜 못 돌아왔는지를 기억하자”고 어머니의 말을 빌려 당부했다. 희생자를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요구다.
이어 “유가족으로서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다시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왜 매년 하던 핼러윈 축제 인파 관리를 하지 않았고, 왜 사고 초기에 신고 전화를 무시했고, 왜 사고 후에 처리 과정이 불투명한지, 왜 책임자들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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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정 활동가는 “유가족이나 피해자가 안간힘을 살아내는 시간을 시민이 무심하게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읽기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지 마시고, 슬픔과 고통보다는 사랑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재난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성취는 그들의 희생이 우리사회를 바꿨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민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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