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 조사국장 '10월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서 "호재-악재 동반"
최근 국내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반면 유가 상승 이슈 등이 악재로 작용해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최창호 한국은행 조사국장과 이광원 조사총괄팀 과장은 전날 한은 블로그를 통해 작성한 '10월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 8월 전망 이후 주요 여건 변화를 살펴보면 예상보다 개선된 요인과 부진한 요인이 함께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미국이 견조한 노동시장과 소비에 따른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 경기 역시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와 주요 기업들의 감산 효과 등 영향으로 현물가격이 반등하는 등 개선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주요국 감산부터 중동 사태에 이르기까지 공급 차질 우려 속 급등한 점은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유로지역 성장세 둔화와 부동산경기 위축에 따른 중국 경제 회복 부진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이 같은 여건하에서도 경기 개선 흐름이 완만하게 이어졌다고 봤다. 취업자 수 증가세에도 가계 원리금 상환부담 이 높아지면서 소비 회복세가 더디긴 했지만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폭이 축소돼 부진이 완화됐다는 평가다. 향후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선 "IT경기 개선 속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등 영향으로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10월 이후 물가 흐름은 근원물가가 수요측 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져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최근 중동사태 영향 등을 감안할 때 둔화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오펙플러스(OPEC+) 감산, 중동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거나 과일·채소를 중심으로 급등한 농산물가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물가 둔화 시점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 국장은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중국경제 향방 등에 더해 최근 중동사태가 가세하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면서 "향후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성장 및 물가에 대한 영향을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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