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근처에는 10년 넘게 비어 있는 상태로 방치된 대형 상업시설이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만들었던 곳으로, 땅을 빌려준 공항공사가 떼인 돈이 400억 원에 달합니다.
노동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민간 자본 809억 원을 유치해 지난 2005년 조성한 상업시설입니다.
지하 3층에서 지상 9층, 연면적만 약 5만㎡에 달하는 대형 건물이 텅 비어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각종 집기와 자재가 나뒹굴고, 마감재가 뜯겨나가 철거를 앞둔 건물처럼 을씨년스럽습니다.
사기 분양 논란에 사업자가 바뀌었고, 당시 500개가 넘는 점포 수를 내세우며 분양했지만,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건물이 된 것입니다.
음산한 분위기에 좀비 영화 촬영지로 활용될 정도입니다.
[하일환/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 직장인 : 사람 없어서 그런 거 같은데… 원래 저쪽에도 사우나 있었는데, 사우나도 없어지고 PC방도 없어지고….]
시공사와 점포를 분양받은 수백 명이 돈을 떼였습니다.
인천공항공사도 토지와 시설 사용료, 연체 가산금 등 사업자로부터 못 받은 돈이 한때 443억 원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인천공항공사는 토지 이용료 등 받아내지 못한 돈 가운데 약 400억 원을 손실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받아낼 길이 없어진 것입니다.
공항 바로 옆 대형 쇼핑몰이 이렇게까지 몰락한 것은, 입지 선정 등 사업 전략이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809억 원 들인 건물은 경매에서 7차례 유찰되더니 2019년 51억 원 '헐값'에 넘어갔고, 이 사업자도 사용료는 한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 : 지금 (상업시설) 가압류가 진행된 상황이고요. 경매 낙찰자와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부당 이득 반환 청구 소송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계획입니다.]
최근 3년간 인천공항 누적 적자는 약 1조 7천억 원, 오는 2030년 끝나는 토지 이용 기간을 따져보면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 시설을 정상화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애물단지가 돼 버렸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CG : 서동민, VJ : 박현우,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실)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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