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사진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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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0년 내에 저출산의 폭풍이 우리 사회 전반에 심각하게 나타날 겁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저출산'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쓴소리를 쏟아냈다. 통계청장·한국경제학회장 등을 지낸 이 원장은 대표적인 ‘인구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그가 지난해 민간 씽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설립에 참여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 등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 해결이 미룰 수 없는 과제란 의미다.
이 원장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경제가 쪼그라드는 '슈링코노믹스'(Shrinkonomics·축소 경제)가 이미 성큼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는 "저출산 상황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75세에 진입하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빠르게 줄어들며 사람이 해야 하는 서비스업 등의 여파가 제일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를 풀려면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만큼이나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아직까진 육아휴직·연차 사용 활성화 같은 사내 문화 개선을 ’보여주기식‘으로만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제는 단순히 추가 비용으로 볼 게 아니라 장기적인 인적 투자로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성평등이 꼴찌라고 하는데 기업 상황이 더 심각하다. MZ 세대에 맞춰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갈 길이 멀다. 5년 단위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주의 정책 추진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어느 정도의 인구 수를 목표로 잡을 지부터 결정해야 하는데 그러한 사회적 합의도 안 하고 어떻게 대안을 찾을 수 있겠냐”며 “저출산 대책에만 수백조원을 썼다고 하는데 효율성이 떨어지니 국민이 체감할 수 없다. 통합적인 저출산 컨트롤타워 조직에 정책 실권도 주고, 예산도 줘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보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연구원에서 여전히 사회적 거부감이 큰 편인 비혼 출산, 이민 확대 등을 건드리는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정부·기업이 바뀌어도 국민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기성세대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당사자는 젊은층이다. 그들에게 맞는 정책을 해주는 게 답”이라며 “난자 냉동 지원, 연애 지원 같은 아이디어도 듣고 있다”고 했다.
"출산·육아 문제에 대해 성별·연령·학력·소득에 따른 인식 차이가 너무 커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 사회적으로 출산하는 걸 너무 겁주지 말고 ‘아이 키우고 잘 갑시다’ 이렇게 국민과 함께해야 합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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