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남욱 ‘대장동 그분’ 번복, 김만배 가짜인터뷰와 무관치 않아”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보도들이 잇달아 나온 배경에 동일한 배후 세력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9일 대장동 민간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그분’ 인터뷰에 대해 “2021년 9월 15일 김만배(화천대유 대표)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통해 한 인터뷰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대장동 의혹이 2021년 8월 31일 (처음으로 경기 지역 언론에) 보도된 이후, 민간업자들과 관련된 배후 세력 간에 대장동 의혹을 막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이 계속 진행됐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며 “그 정황에 대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남욱씨는 미국에 체류 중이던 2021년 10월 12일 JTBC와 1차 화상 인터뷰를 했다. 남씨는 이 1차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실소유했다는) ‘그분’이 누구인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인지 누구인지는 당사자만 알고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당시 남씨는 ‘김만배씨가 평소에 유동규씨를 그분이라고 지칭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대장동 그분’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된 바 있다.

하지만 남씨는 JTBC와 가진 2차 인터뷰에서 돌연 입장을 바꿨다. 남씨는 그해 10월 16일 귀국길에 JTBC와의 2차 인터뷰를 하면서 “제 기억에 이게 이재명 도지사하고, 제가 알고 있는 한 거기(이재명)는 관계가 없거든 사실”이라며 이 대표와 대장동 의혹 간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작년 7월 재편된 검찰은 남씨 등을 전면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2021년 10월 12일 JTBC 1차 인터뷰 직후 남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 배를 탔다”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 등을 말하며 ‘입장 번복’을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김씨의 지시 및 종용으로 인해 남씨가 이 대표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JTBC 2차 인터뷰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남씨의 2차 인터뷰 발언은 김씨가 2021년 9월 15일 신학림씨와 나눈 ‘가짜 인터뷰’ 내용과도 동일선상에 있다. 김씨는 신씨와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의혹과 이 대표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오히려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 내용은 대선을 사흘 앞둔 작년 3월 6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또 JTBC는 지난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둔 작년 2월 21일과 28일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를 보도하기도 했다.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도 작년 3월 1일 ‘최재경 가짜 녹취록’을 기반으로 한 기사를 썼다. 내용은 대부분 비슷했는데 모두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을 뒷받침하는 취지였다.

검찰은 뉴스타파, JTBC, 리포액트 등이 해당 보도들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 동일한 배후 세력이 움직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JTBC의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 리포액트의 ‘최재경 가짜 녹취록’ 기사의 보도 과정에 김병욱 의원 등 민주당 내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인사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보도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보도 경위, 공모 혐의, 배후에 대해서 제기된 의혹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 이유, 조직적 이유 모든 것이 있을 수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한다”며 “단순히 허위 보도가 있었다는 내용만으로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의혹 제기가 허위임을 확인했음에도 취재 자료를 왜곡·조작한 것을 확인해 착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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