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경찰서 진보당 정당 현수막 훼손 80대 검거
더불어민주당 현수막 몇 달 간 30여 차례 훼손되기도
학계 전문가 "정치 양극화와 혐오 정치 지지자들에 확산"
정당한 정치 의사표현 아닌 법적 처벌 받는 범죄행위
부산 중구와 영도구에 설치된 더불어민주당 현수막이 지난 8월부터 10차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중구영도구 지역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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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곳곳에서 정당 현수막이 훼손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치 양극화에 따른 현상이라는 진단과 함께 명백한 범죄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지난 2일 재물손괴 혐의로 A(80대·남)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영도구 영선동에서 진보당 정당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보당에 따르면 정당 정책 등이 적힌 현수막은 날카로운 물체로 4군데 가량이 찢겼고, 욕설을 포함한 낙서가 적히는 등 크게 훼손됐다. 진보당 관계자는 "찢긴 현수막에 매직으로 욕설과 함께 비방글도 적혀 있어 그 정도가 심했다"며 "훼손이 악의적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 곳곳에서 이와 같은 정당 현수막 훼손 사건이 잇따르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경찰에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영도구 지역위원회 현수막을 시작으로 추석 연휴기간 동안 기장군, 사하구, 해운대구 등 여러 지역에서 현수막 30여 개가 날카로운 물체에 훼손됐다. 현수막에 새긴 지역위원장 사진이 훼손되기도 했으며, 각 지역위가 진정서를 접수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부산 중부경찰서는 중구에서 발생한 현수막 훼손과 관련해 피의자를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지만, 지난 18일 중구 남포동에서 또다시 유사한 수법으로 현수막을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성명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현수막 훼손이 특정 정당을 대상으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어났다"며 "정당 현수막 훼손은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당제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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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정당 현수막 훼손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혐오 정치가 유권자들에게까지 확산하며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장은주 교수는 "정치 양극화로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대결 태도를 보이는 일이 점점 잦아지면서 유권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염되고 있다"라며 "이는 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정치 의사 표현 방식"이라고 말했다.
부산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진시원 교수 또한 "정치권에 갈등을 넘어 혐오 정치가 자리잡으면서 유권자, 지지자들도 극단적 방식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사회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 사람들 행동도 거칠어지고 규범에서 벗어난 폭력 행위가 확산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수막 훼손이 불만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정당한 정치적 의사 표현 행위가 아닌,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수막도 재물성이 있기에 훼손할 경우 형사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 받을 수 있고, 선거기간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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