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김 의원 옆은 안내견 조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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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의원(43·비례)이 16일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책임을 지고 여당 임명직 당직자들이 줄줄이 사퇴한 뒤 출범한 ‘김기현 2기 지도부’ 체제의 최고위원이 된 것이다.
40대 청년이자 여성이며 시각장애인인 김 최고위원은 다양한 정체성을 아우르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간호법을 표결할 때에는 당론에 반해 찬성표를 던지는 소신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국민의힘이 김 최고위원의 지도부 합류로 인해 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제 제명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고위원으로 임명돼) 의아하다”면서도 “국민의힘이 다른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당이었다면 나를 최고위원으로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새 지도부의 방향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3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시위하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와 관련해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내던 시기였다.
정부·여당이 사회적 소수자·약자에 대해 무딘 인권 감수성을 보이는 가운데 김 최고위원은 꾸준히 당사자로서의 목소리를 내왔다. 점자유도블록의 설치 의무를 현행법에 규정하도록 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한 6개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김 최고위원의 대표 발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당시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국회의원들은 정상적인 국민이 보기에 정신병자”라고 말한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에게 ‘장애인 혐오’를 지적했다. “아무런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국민들께 ‘정신질환=부정적 정치인’이라는 편견적 이미지를 고착시킨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님이 내게 최고위원직을 맡기면서 평소 챙겨오던 부분들을 계속 챙기라고 말씀을 하셨다”면서 “이제 우리 당이 그런 모습을 더 보여드려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님에게 ‘나는 다른 당 비판하는 얘기 잘 못 한다’고 말했더니 ‘그런 것 때문에 임명하는 건 아니다’라고 하시더라”라며 “약자 관련 이슈들이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목표는 약자를 대변하는 동시에 약자라는 상징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는 “상징성만 보고 나를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고 하더라도 그걸 뛰어넘어서 변화를 이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는 김 최고위원의 안내견 ‘조이’가 함께할 예정이다. 김 최고위원은 “안내견이랑 같이 다니는 의원이 최고위원이 됐다니 신기하다는 반응을 받기보다는 내가 이곳에서 뭘 하는지가 드러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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