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vs 첫 여성' 후보 맞대결…보궐선거여서 임기 1년여 불과
투표소서 고령 유권자 1명 사망…투표용지 14개 들고 있다 적발되기도
투표장에 배치된 에콰도르 군 장병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마약 밀매 갱단 간 폭력 사태와 빈곤층 증가로 신음하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15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가 치러졌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9시부터 16일 오전 7시)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전국 4천390여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
유권자는 1천316만2천339명(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기준)이다. 에콰도르 인구는 1천800만명이다.
투표가 종료됨에 따라 개표가 본격 진행될 예정이며 한국 시간으로 이르면 16일 오전 중에 대통령 당선인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선에서는 지난 8월 본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한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살레스(45) 후보와 국민민주행동(ADN)의 다니엘 노보아 아신(35) 후보가 맞대결을 펼쳤다.
좌파 성향의 곤살레스 후보는 부패 혐의를 받다 벨기에 망명을 택한 라파엘 코레아(60) 전 대통령(2007∼2017년 재임)의 최측근 인사다. 여전히 지지자 사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코레아 전 대통령이 당내 대선 후보 선출에 큰 입김을 넣은 바 있다고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그가 당선되면 에콰도르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투표하는 곤살레스 후보(왼쪽)와 노보아 후보 |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노보아 후보는 바나나 재벌로 알려진 알바로 노보아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알바로 노보아 전 의원은 과거 대선에서 코레아 전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노보아 후보가 결선에서 역전극에 성공하면, 에콰도르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린다.
8월 본선 투표 전 후보가 피살되는 등 극심한 치안 불안 속에 두 후보 모두 폭력 사태 해결을 '0순위' 정책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유세 기간 삼엄한 경호 속에 방탄조끼를 입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일자리 만들기와 경제 발전도 당면 과제다. 에콰도르는 빈곤율이 30%에 육박하며, 인구 20% 이상이 실직 상태이거나 비정규직 업무를 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누가 되든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1년 6개월을 넘지 못한다. 국회 탄핵 시도에 맞서 조기 퇴진 카드를 꺼낸 기예르모 라소(67) 현 대통령의 남은 임기(2025년 5월)를 채우기 위한 성격의 선거이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애초 11월 말에 출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차 투표 당시 해외선거구 전자투표 파행 사태로 재투표를 치르게 되면서, 관련 절차 진행상의 이유로 새 대통령 취임 날짜도 12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투표 기다리는 에콰도르 유권자 |
에콰도르 정부는 이날 5만3천여명의 경찰관과 4만3천여명의 군 장병을 투표소와 주요 정부기관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교도소 폭동과 대선 후보 피살 등 유례 없는 치안 불안 속에 에콰도르 곳곳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돼 있다.
사건·사고도 이어졌다. 수도 키토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노인 유권자가 호흡 곤란 증세롤 보이다 숨졌고, 북동부 수쿰비오스에서는 1명이 투표 용지 14장을 들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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