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이집트·요르단 등지에 대규모 시위 속출
"이스라엘 타도"…이란 대통령 "팔 보호는 의무" 봉기 촉구
이스라엘 보복 공격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난민들 |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지상군을 투입할 예정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동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이라크, 이란, 레바논 등 중동 도시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은 이슬람교의 주일인 금요일로, 기도를 마친 이슬람교도들이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는 수만 명이 모여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웠으며,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에서도 수천 명의 군중이 모여 '이스라엘을 타도하라'고 적힌 표지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군중들에게 "팔레스타인 문제는 가자를 파괴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보호하는 것을 우리의 의무라고 여기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세계는 여러분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언론이 전했다.
요르단서 열리는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 |
레바논의 무장 세력 헤즈볼라도 이날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서 집회를 열었으며, 미국의 동맹국인 요르단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요르단 수도 암만 시내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금요일 기도를 마친 뒤 모여 평화적인 집회를 벌였다.
요르단인과 팔레스타인인으로 이뤄진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예루살렘에 갈 수 있도록 국경을 열라"고 외쳤다.
요르단에서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인 서안지구로 가는 국경 인근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해 경찰 당국이 최루탄으로 진압에 나섰으며 해당 방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통제하기도 했다.
시위가 금지된 국가인 이집트에서도 카이로 알 아즈하르 모스크에 시위자들이 모였으며, 바레인, 카타르, 튀니지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시위가 열렸다.
팔레스타인의 독립 문제는 수십년간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 사이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졌다.
이스라엘은 최근 미국의 중재로 사우디 등 아랍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이 다시 나빠지며 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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