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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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7% 올랐다. 근원물가(전년 대비)는 둔화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지난달 CPI가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6%)를 0.1%포인트 소폭 웃돈다. 전달인 올해 8월(3.7%)과 상승 폭이 같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8월(0.6%)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미국의 CPI는 지난해 6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41년 만 최고치(전년 대비 9.1%)를 찍은 뒤 12개월 연속 둔화했다. 올해 7월에는 역기저 효과가 사라지면서, 8월에는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CPI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박경민 기자 |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는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근원 CPI는 전년보다 4.1% 올라 8월(4.3%)보다 증가 폭을 0.2%포인트 줄였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7월(0.2%)과 8월(0.3%)에 이어 비교적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근원 CPI는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물가 안정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로 쓰인다.
시장은 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5.25~5.5%)에 묶어 둔 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이 CPI 발표 직후 현재 약 93%에 달한다. 헤드라인 CPI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미 국채 금리가 미리 상승한 만큼 Fed가 당장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WSJ 기자는 최근 "지난해부터 이어진 Fed의 역사적인 긴축 사이클이 '용두사미' 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장기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그리자 Fed 인사들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적 발언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냉각하면 Fed가 금리 인상을 끝낼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 인상 중단을 공식화하지 않는 '매파적 동결'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2%)를 여전히 크게 웃돌아 선택지를 열어두기 위해서다. 중동 불안이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라라 레임 FS인베스트먼츠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인플레이션에 관해 진전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승리를 선언할 수는 확실히 없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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