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현장사무소 비용 왜 우리가 내나"
여 "정치적 목적으로 선동하지 말라"
방사능측정기 사용 둘러싸고 파행도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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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여야 정쟁이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수십 년간 이어질 방류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질타했고, 여당 측은 "오염수가 위험하다는 가짜뉴스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맞섰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공방이 주를 이뤘다.
야당에선 지난 8월 24일 1차 방류가 시작된 후 정부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제대로 감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쿄전력이 방사성 물질 분석의 신뢰성 담보를 위해 선정한 외부 검증기관 '화연'의 분석 능력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오염수의 방사능 측정 대상 핵종은 64종인데 화연은 그중 4종에 대해서만 국제표준인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도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남의 나라에서 방류하는 오염수가 문제없다, 안전하다고 알리는 것 말고 정부가 오염수 관련해 도대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지난 5월 후쿠시마 현장 시찰을 통해 (도쿄전력의) 방사능 농도 측정 절차를 하나하나 짚어봤다"면서 "데이터를 신뢰할 만한지는 철저하게 확인을 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저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한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137억 원의 분담금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IAEA의 후쿠시마 현장 사무소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IAEA 사무소 설치 운영비를 왜 대한민국 분담금에서 내야 하나"라면서 "모니터링 비용은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내서 운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성중(오른쪽) 과방위원장 직무대행과 조승래(왼쪽) 과방위 야당 간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용했던 휴대용 방사능측정기의 성능을 두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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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여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오염수의 위험성을 강조한 언론 보도나 주장은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은 이유는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으로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선동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또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이사장에게 재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냐, 안전하지 않느냐"면서 "다른 기관들과 달리 가짜뉴스나 잘못된 정보에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이사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방사능 측정기의 효과를 둘러싸고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는 바람에 국정감사가 오전 한때 파행하기도 했다. 발단은 유 위원장에게 "휴대용 측정기로 음식의 세슘이나 요오드를 측정하는 게 의미가 있는가"라고 따져 물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였다. 민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대구의 한 수산시장을 찾아 측정기로 수산물 방사능을 확인한 게 "엉뚱한 쇼"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에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과방위원장 직무대행은 "500만 원 이상의 가격에 쓰레기 측정기를 파는 건가"라며 맞섰고, 여야 공방이 과열되며 국감이 약 15분간 정회됐다. 유 위원장은 측정기는 "어떤 것을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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