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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리창 총리가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났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악화된 양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하자는 의향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선 중국이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해양 시료 채취에도 처음 참여할 예정인 만큼, 갈등 해소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1일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측의 대화 제안은 지난 9월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직전 있었던 양국 정상의 짧은 회담에서 나왔다. 리 총리는 당시 기시다 총리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를 요구하면서도 “중·일 관계는 중요하다. 교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 지도부 차원에서 나온 이번 발언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APEC) 때 일·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리 총리의 발언으로 일본을 중시하는 중국의 내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지렛대 삼아 대중 외교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에서는 중국이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해양 시료 채취에 참여할 예정이란 점도 주목하고 있다. 제3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IAEA의 분석은 2015년부터 실시됐지만, 중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중국 외무성은 이번 시료 채취 참여와 관련해 “IAEA가 일본 측과 조정해 실시하는 것으로, 이해관계국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장기적이고 유효한 모니터링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다만 일본 내에선 오염수 방류 관리의 신뢰성을 강조할 수 있는 이번 작업에 중국 정부가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분석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중국을 설득할 기반이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집중하는 것은 오염수 방류 이후 시작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가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일본이 중국으로 수출한 수산물 총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5.7% 줄어든 36억엔(약 327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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