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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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나란히 최고치를 찍었다. 식료품에 필수재인 설탕·소금값 상승이 결국 다른 먹거리 물가를 다시 자극하지 않을지 주목된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1.58로 지난해 동월보다 16.9% 상승했다. 지난해 9월(20.7%) 이후 1년 만의 최고치다.
설탕 물가 상승률은 올해 7월 4.0%에서 8월 13.8%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 더 올랐다. 지난달 설탕 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3.7%)의 4.6배에 달했다. 가공식품 부문의 물가 상승률(5.8%)과 비교하면 2.9배에 이른다.
설탕의 값이 오른 건 악천후로 인도, 태국 등 원재료인 원당의 주요 생산국들의 생산량이 줄어 국제 설탕 가격이 뛴 영향을 받아서다. 특히 세계 원당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인도가 지난해부터 제한해온 수출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설탕 가격은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대부분 호주나 태국에서 대부분 원당을 수입하고 있어 인도 수출 금지의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어쨌든 인도의 조치가 국제 설탕 시세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되는 설탕의 절대다수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이 원당을 들여와 가공해서 만든다.
설탕은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재료다. 이렇다 보니 설탕 가격 상승으로 설탕이 들어가는 식품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이번 달부터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도 올라 원가 부담이 증가한 상황이다. 이미 흰우유는 물론 가공유, 발효유, 치즈, 생크림 등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그간 업체들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 위축에 가격 인상을 유보해 왔다. 하지만 원재료값 변동 폭이 커지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에는 소금 물가까지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소금 물가 상승률은 17.3%로 지난해 8월(20.9%) 이후 1년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지난 6월 6.5%에서 7월 7.2%, 8월 12.4%에 이어 더 커졌다.
폭우, 태풍 등으로 소금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요가 증가한 탓이다. 소금 가격이 오르면 외식과 간장 등의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설탕과 소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먹거리 물가를 크게 자극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빵, 과자, 음료 등 원가에서 설탕 비중은 10% 안팎으로 알려졌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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