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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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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폐기물 재활용률 사실상 과대 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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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률 95% 이상'이라지만 대기오염물질 내는 소각도 포함

연합뉴스

시멘트 소성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폐기물 재활용 실적이 국제적 추세와 동떨어진 국내 규정 때문에 다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폐기물을 태워 열에너지를 얻는 경우도 재활용으로 인정되는데 대기오염물질을 내뿜는 처리 방식을 재활용으로 인정하는 게 옳으냐는 것이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폐기물량은 95만6천631t과 35만7천795t이다.

2021년 폐기물량은 86만3천336t과 29만2천935t, 2020년은 73만2천240t과 28만9천931t이다.

환경공단 집계만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폐기물은 95% 이상 재활용된다.

작년의 경우 재활용된 폐기물량이 삼성전자 92만8천56t, SK하이닉스 34만8천281t으로 양사 모두 재활용률이 97%(삼성전자 97.0%·SK하이닉스 97.3%)를 넘었다.

2021년 재활용률은 삼성전자 95.4%와 SK하이닉스 97.0%, 2020년은 각각 93.8%와 96.0%다.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문제는 재활용에 '시멘트 소성로(燒成爐)에서 폐기물을 소각해 열을 얻는 등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회수하는 유형'이 포함되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시멘트 소성로 보조 연료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성로는 석회석 등 시멘트 원료를 1천450~2천도로 가열하는 일종의 가마다.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제2공장은 최근 3년 연속 시멘트 소성로에 폐기물을 많이 반입한 사업장 5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재작년 9위, 작년엔 6위였다.

소성로 보조 연료 투입 등 시멘트를 제조하는 데 쓰인 폐기물량을 제외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폐기물 재활용률을 다시 계산하면 작년 기준으로 51.6%와 80.4%로 내려앉는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 재계산한 2021년과 2020년 두 기업 폐기물 재활용률은 47.5%와 79.7%, 43.0%와 84.0%로 환경공단 통계와 크게 차이 난다.

소성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로, 질소산화물 등을 배출한다.

산업계 질소산화물 배출량 25% 이상이 시멘트제조업에서 나올 정도다.

질소산화물은 그 자체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초미세먼지와 오존 원인 물질이다.

환경부도 소성로의 보건·환경 위해성을 잘 알아 최근 소성로가 있는 전국 9개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내 시멘트 소성로는 대부분 2007년 1월 31일 이전에 건설돼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이 270ppm이다. 독일 등 선진국뿐 아니라 환경기준이 덜 엄격하다고 여겨지는 중국보다도 훨씬 높다.

국내 폐기물 소각 전문시설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도 50ppm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멘트 소성로는 특혜를 받는 수준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폐기물을 소성로 보조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더는 재활용으로 분류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선진국들은 이미 '에너지 회수'를 폐기물 재활용으로 보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폐기물을 원래와 같은 유형의 제품으로 재가공하거나 유사한 성질의 제품으로 재가공하는 것'으로 재활용을 규정하고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는 포함하지 않는다.

유럽연합(EU)도 OECD와 비슷하게 재활용을 규정하면서 '에너지를 회수하거나 연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재가공'은 재활용에서 배제한다.

미국은 재활용을 '유용한 자원을 폐기물에서 회수하거나 물질을 전환해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자원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규정에 따라 OECD와 EU, 미국 모두 폐기물 재활용률을 산정할 때 에너지 회수에 사용된 양은 제외한다.

노웅래 의원은 "우리나라 재활용률은 에너지 회수를 포함해 과대 산출돼있다"라면서 "EU나 미국과 같이 시멘트 소성로에 폐기물을 투입해 열을 회수하는 유형은 재활용에서 제외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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