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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고시원에 거주했던 민원인 A씨는 서울 한 경찰서에 스토킹·폭행·살인 등의 중범죄가 발생했다고 100회 이상 고소장을 냈다. 실제 경찰이 수사해보니 A씨는 지나가다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스토킹, 문을 세게 닫았다는 이유로 폭행, 화장실에 물이 샌다는 이유로 살인이 발생했다고 고소했다.
경찰청이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경정 이하 경찰, 경찰청 민원실 직원 등 32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5.3%가 최근 3년 내 특이·반복민원에 의한 피해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 98.8%가 이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제공=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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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중 76.3%가 특이민원으로 인한 고충의 심각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특이민원으로 인한 피해 사례(복수응답)로는 악의적 반복민원, 피고소인 징계요구 순으로 많았다.
경찰은 반복성, 집단성, 악의성 세 가지 기준으로 특이(반복)민원 여부를 판단한다. △동일·유사 내용의 사건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해 접수하는 경우 △현안 사항에 대한 이해관계 다툼으로 5명 이상의 사람들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동시·순차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 △법·제도적 구제 수단에 수긍하지 않고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억지주장·부당 요구, 욕설 등 무례한 언행, 소란·난동·폭행 등의 행위를 하며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하면 특이민원으로 본다.
경찰은 정당한 사유 없는, 내용이 같은 반복 민원은 민원처리법에 근거해 단순 사건 종결처리를 하고 있다. 경찰은 무고죄, 공무집행방해 등 현행법으로도 악성 민원인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은 국가기관이 헌법이 보장하는 민원할 수 있는 권리에 법적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는 내부 분위기 탓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기관이 관련 현재 관련 법령을 적용해 악성 민원인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도 "경찰관 한 명이 모든 반복·악성 민원을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대체로 무대응으로 일관한다. 이를 악용해 악성 민원인이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대한 반복·위법민원과 위법행위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과 국민신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경찰청 대상 반복민원은 7만1957건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2021년엔 56%가 늘어난 6만3351건이었다. 위법행위도 2021년 10.4%, 지난해 16.4%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악성 민원으로 업무에 지장을 받는 수사관이 늘어나자 경찰청은 이달 중 특이·반복민원 종합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민원의 형태가 다양한만큼 악성 사례를 모아 유형별로 정리하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인 행동지침도 만든다.
내달엔 경찰청 민원조정위원회도 확대·재정비해 위원회의 조정·심의를 통해 악성 민원도 적극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11월 중 위촉식을 추진해 민원조정위원회를 실질적인 조직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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