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사용해 노화가 빨리 온다. 눈이 뻑뻑하거나 침침해지는 경우가 잦아질 때면 단순한 피로로 간주하고 방치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는 눈의 노화를 부추길 수 있다.
눈의 노화는 안구건조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노인성 안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눈물샘에서 분비하는 눈물의 지방질이 줄어들어 쉽게 건조해진다. 폐경기 전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 감소와 함께 눈물 생성이 주는데, 이것이 안구건조증을 야기한다. 경제 활동을 하는 노년 인구가 늘어나 전자기기 사용이 잦은 환경에 노출되는 것도 증상 악화 요인 중 하나다. 실내 습도가 낮은 환경이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씨, 레이저를 이용한 근시 교정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 등 복합적인 요인이 건조 증상을 유발한다.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노년층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의학협회 안과학 학술지(Archives of Ophthalmology)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노년층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30.3%다. 65세 이상 노년 인구 3명 중 1명은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1년 기준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 환자 중 60~69세가 15만3589명으로 전체 연령 중 가장 많았다. 여성 환자의 경우 50~59세가 32만5281명으로 전체 연령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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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오래 썼다면 먼 곳 응시를
안구건조증은 눈 뜨기 힘든 작열감이나 피로감, 이물감과 같은 증상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빛에 예민해져 눈을 뜨기 힘들거나 바람이 불면 과도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각막의 안 표면이 손상돼 시력이 저하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각막의 안 표면을 보호하는 눈꺼풀 기능도 떨어져 노년층은 꾸준한 관리와 적극적인 치료가 더욱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없는 질환이지만 생활습관과 환경 개선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휴대전화·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오랜 시간 사용했다면 잠깐이라도 먼 곳을 응시하며 눈에 휴식을 줘야 한다. 이때 허공을 응시하기보다 먼 곳 혹은 건물의 지정된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요령이 필요하다. 온찜질이나 안구 마사지도 도움을 준다. 자기 전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감은 채 5~10분 내외로 온찜질하거나 따뜻한 손으로 감은 눈 부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이때 눈꺼풀을 위에서 아래로 지그시 눌러주는 것도 도움된다. 충분히 자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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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진단 받은 뒤 인공눈물 써야
눈 상태에 맞는 치료도 필요하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원인에 따라 인공눈물, 염증 치료제, 눈물 분비 촉진제가 사용된다. 이 중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인공눈물은 부족한 눈물을 일시적으로 보충하고 안구 건조에 의한 각막 안 표면 손상과 시력 감소를 막아준다. 다양한 성분과 농도로 이뤄진 인공눈물은 환자의 연령과 증상, 발생 원인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므로 안과 의사에게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히알루론산이 포함된 점안제는 각막에 수분을 보충해 줘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 흔히 처방된다. 심평원 표본 코호트 분석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히알루론산이 포함된 점안제 처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공눈물 점안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눈 주위에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이물감, 눈 시림, 작열감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안구건조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려 노인 눈 건강에 큰 걸림돌이 된다. 안 증상을 치료 없이 그대로 방치할 경우 2차 안 질환이나 실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인공눈물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적절한 치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눈 건강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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