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충돌이 전쟁으로 확산하며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물가상승을 압박해 주식, 채권, 환율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3.71% 오른 배럴당 86.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WTI 선물은 지난달 배럴당 93달러까지 오른 뒤 80달러대로 내려서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 분쟁이 시작된 뒤 다시 급등해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결국 유가 상승 위험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이는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로 확대될 수 있고,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진다"고 짚었다.
서 연구원은 "이란이 이번 사태에 지원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란이 가담하지 않았다면 단기 영향에 그치겠지만, 가담했다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며 장기적으로 유가를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경우 물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연준이 강력한 긴축 기조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요 글로벌 선물 지수는 이미 유가 상승 우려를 반영 중이다.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선물 지수는 1.09% 상승 중이며, 달러 지수는 0.33% 오르고 있다. 미국 지수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S&P 500 VIX 선물 지수는 4.41%로 급상승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코스피 변동성지수는 40.02% 상승했다. 연휴 사이 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한 뒤 주식 시장 폭락을 가져 왔던 지난 4일 하루에만 19.96% 상승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는 옵션시장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코스피200의 미래 변동 가능성을 나타내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이미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 전쟁과 유가 상승이라는 추가 악재까지 터진 셈이다.
정부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사태 전개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수석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대중국 수출통제와 관련,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겠다고 최종 결정했다"며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최연재·이성휘 기자 ch0221@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